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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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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단풍나무 잎이 공작새의 깃털처럼 가늘고 길게 갈라져 공작단풍, 세열단풍이라고 하고 수양버들처럼 아래로 처진 모양이라 수양단풍이라고도 불린다. 공작단풍나무는 북한산 둘레길을 오르기 전 주택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내 키만 한 나무가 축축 늘어진 모습이 여느 단풍나무와는 다르다. 작은 나무에 수북하게 늘어진 잎이 멀리서 보면 날개를 펼치기 전 공작새 같은 모습이다. 금방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갈 것 같은 모습이다. 축축 늘어진 모습은 봄날 꽃이 피기 시작하는 수양버들 같기도 하다. 오가며 나무를 살펴보니 공작단풍 꽃은 여느 단풍나무꽃과 비슷하다. 골목길을 걸으면서 북한산 둘레길을 오르내리면서 보니 그곳에는 단풍나무보다 공작단풍나무가 더 눈에 띈다. 정원수로 단풍나무보다 더 사랑받는 공작단풍나무다. 북한산을 병풍처럼..
하루나꽃 봄나물을 전부 하루나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 엄마는 텃밭에 있던 푸릇푸릇한 하루나를 뜯어 겉절이를 무쳐주시고는 했다. 삶아 무치기보다 툇마루에 걸려 있던 통마늘을 까서 돌절구에 찧어 먹을 때마다 무쳐주셨다. 그 하루나꽃이 제주도에서 말하는 유채꽃이었다. 닮은 꽃이었나 싶었는데 텃밭에 몇몇송이 하루나꽃이 제주도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온통 찬란하게 펴 있던 유채꽃이라는 걸 꽃 사진을 찍으면서 알았다. 텃밭에 있던 하루나꽃에는 개미와 딱정벌레 그리고 벌들이 앉아 있다. 이른 봄 푸성귀가 입맛을 돋우는 먹거리로도 좋지만 그 노란색과 꽃향기는 많은 곤충이 좋아하는 모양이다. 한두 송이 꽃에서 향기는 잡지 못했는데 노란 꽃 색 때문인지 꿀샘에 꿀이 넉넉한 것인지. 유채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엄마가 부르셨던 ..
포도나무 골목길을 걷다 보면 포도나무가 앞마당에 늘어져 있어 보면 머루나무다. 지금, 우리 동네는 포도나무보다 머루나무가 더 많다. 한겨울에도 어느 댁 마당엔 머루가 마른 채로 달려 있다. 머루나무를 먹거리보다는 멋스럽게 관상용으로 심어 놓은 것이다. 우리 집 뒤뜰에 있던 포도나무는 사남매의 군것질, 알아서 따먹는 먹거리였다. 장독대가 있던 뒤뜰에는 향나무 울타리를 따라 지붕 위로 얼금얼금 철사로 짠 포도나무 지지대가 있었다. 굵직한 가지에서 나온 넝쿨이 지붕을 타고 올라가고는 했다. 그 포도나무에 포도가 열리기 시작하면 부엌 뒷문을 열고 뒤뜰로 드나들며 포도가 익을새 없이 따 먹었다. 그늘 진 나무 밑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제는 보지 못했던 포도가 까맣게 익어 있고는 했다. 포도나무 밑으로 스며드는 햇빛이..
황새냉이 황새냉이는 흰꽃이 피면서 눈에 띄기 시작한다. 청심천을 오르다보면 나무그늘밑 어룽대는 햇빛 아래 길가 옆에서 볼 수 있었던 황새냉이 꽃이다. 양지바른 곳이면서 눅눅한 곳을 좋아하는 황새냉이다. 방학사거리에 인공 시냇물가에 황새냉이 꽃이 새하얗게 핀다. 그래서인지 고향생각이 참 많이 나는 곳이다. 도심 한복판에 옛날 시골풍경을 재현해 놓은 것 같은 곳이다. 그곳에는 뱀딸기 노란꽃과 함께 황새냉이 하얀꽃이 정말 전설 속의 이야기 한 자락을 깔아놓은 것 같다. 황새냉이 꽃말이 수컷 황새가 암컷 황새를 보호하기 위해 언 강물에 떨어지면서 깃털을 펼쳤다는 말처럼 ‘그대에게 바칩니다.’ ‘사무치는 그리움’이라고 한다. 그 황새 깃털이 털어진 자리에 핀 꽃이 황새냉이 꽃이란다. 꽃줄기가 황새 다리를 닮아 붙은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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