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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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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병꽃나무 북한산 둘레길에서 본 삼색 병꽃나무다. 어쩌다 산책하는 곳에 병꽃나무가 여러 종류가 있나 싶었는데 한 나무에서 시기에 따라 꽃 색깔이 달랐던 것이다. 꽃봉오리를 찍은 사진이 없어 아쉽다. 붉은 병꽃나무 사진과 섞여 있는 사진을 기억을 더듬어 골라 냈다. 한 나무에 희게 핀 꽃이 질 때가 되면 붉게 변하는 삼색 병꽃나무. 나무가 우거진 북한산 둘레길에 나무 그늘밑에서 참 환하게 폈던 삼색 병꽃나무꽃이 신기했다. 푸른 산에 희고 붉은 꽃이 들꽃과는 다른 사람이 가꾼 꽃처럼 환하고 여렸다. 향기는 기억에 없다. 우거진 나무밑, 사람이 오가는 등산길에 핀 꽃이 야생화와는 달리 여리면서도 귀한, 고급스러워 이 꽃이 왜 여기있을까 싶게 의아했던 꽃이 삼색 병꽃나무꽃이다. 오히려 아파트 단지에서 붉게 피던 붉은 병꽃..
차풀 연산군 묘를 지나 정의공주 묘를 따라 도봉산을 끼고 걷다보면 차풀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한해살이 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긋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보면서 자귀나무 잎을 닮아 자귀나무의 어린 묘목은 아닐까 싶어 유심히 살폈었다. 풀인지 나무인지. 이름이 궁금했던 차풀은 풀 향이 나는 차로 녹차처럼 덖어 우려 마신다고 한다. 차풀 사진은 가을에 검게 익은 씨 사진부터 올렸다. 한 계절을 거꾸로 거슬러 내려오면서 저녁부터 아침까지의 차풀 모습이다. 잎을 맞붙이고 있는 모습은 오후 다섯 시쯤 그 무렵이다. 이제 막 사랑하기 시작한 연인들의 모습을 닮아 꽃말이 연인? 꽃말이 연인이란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의 차풀 모습은 손을 잡고 걷다 거리를 좁혀가는 그네들 같다. 무리 진 차풀은 부드럽고 새 깃..
삘기 띠의 어린 싹을 삘기라고 부른다는 걸 이제 알았다. 우리 동네에선 아니 우리들은 삘기를 뽑아 껌처럼 씹으면서 학교를 오가곤 했다. 문방구나 동네 구멍가게에서 팔던 껌을 사서 씹기보다 개울둑이나 밭두렁에 있던 이제 막 올라오기 시작하는 삘기를 뽑아 씹으면서 달착지근한 풀 맛을 삼키고는 했다. 단물 풀물을 삼키고도 점점 질깃질깃 별맛이 없을 때까지 씹던 삘기가 그때는 참 많았다. 그렇게 뽑아먹었어도 개울둑이나 밭두렁에서는 띠 꽃이 하얗게 폈다. 그때는 돈 한 푼 없이도 잘 다녔다. 쟁기질한 논에서 까만 올미를 파먹으면서 논두렁 밭두렁이 푸릇푸릇해지기 시작하면 삘기 뽑아먹고 아카시아순을 꺾어먹기도 하며. 늘 산과 들은 먹거리로 풍성했었다. 아니 뭐든 먹었다. 엄마가 산나물을 뜯으러 뒷산에 올라가실 무렵이면 새..
둥글래꽃 보리차와 옥수수차 대신 둥글래차가 주전자에서 끓는 날이면 집 안에 구수한 누룽지 냄새가 가득 했다. 가마솥에 누룽지가 생각나는 날이기도 했다. 엄마가 볶으신 둥글래 몇 뿌리가 차 주전자에서 끓는 날은 나무가 많고 꽃나무가 많아 어둡던 가래울 집 앞마당과 흙이 반질대던 아궁이에서 타던 솔잎이 떠올랐다. 구수한 둥글래차는 향기로 잡던 누룽지 맛과는 달리 달달하고 뭉근하고 따끈한 차가 입 안을 꽉 채웠다. 마시고 또 마시고. 둥글래차를 오랜 만에 먹는 날은 그랬다. 요즘은 손쉬운 티백의 둥글래차를 더 많이 마신다. 커다란 주전자에서 오래 끓여 따끈하게 먹던 그 둥굴래차 만은 못하지만 가볍게 마시는 티백의 둥글래차도 괜찮다. 티백의 둥글래차 만으로도 넉넉해지는 시간이면 볶아서 끓인 그 뿌리 둥글래차가 떠오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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