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126) 썸네일형 리스트형 멕시칸세이지 멕시칸세이지 꽃말이 가정의 덕이라는 멕시칸세이지는 꽃이 벨벳 같은 느낌의 보라색 꽃이 특이하다. 키가 내 키보다 더 컸던 멕시칸세이지는 주말농장에 먹거리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얼어죽지만 않는다면 꽃을 여러해 볼 수 있다고 한다. 겨울나기 방법은 화분에 옮겨심거나 마른 줄기를 잘라내지 않으면 추운 겨울 뿌리가 얼어죽는 걸 막을 수 있단다. 주말농장에 멕시칸세이지는 9월부터 피기 시작해 10월초, 지금까지 피고 있다. 지지대를 의지하고 있으면서도 축 늘어져 있다. 복실복실한 털 때문일까. 꽃이 예쁘다고는 할 수 없는데 자꾸 찾게 된다. 볼 때마다 자꾸 사진을 찍게 되고 사진을 찍으면서 하늘을 올려보게 된다. 복실복실한 털을 보며 목화씨에 붙은 목화솜같다는 생각을 한다. 멕시칸세이지 꽃을 따서 .. 소리쟁이 소리쟁이 소리쟁이 씨방을 중랑천에서 자세히 봤다. 사람 손이 덜 미치는 곳에 있다. 자전거 도로에서도 인도에서도 멀찍이 떨어진 비탈진 곳에서 참 실하게 자라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다니거나 주거지에서는 들꽃을 사계절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꽃이 폈겠지 하고 가보면 말끔하게 뽑혔거나 꽃이 예쁘게 폈다 질 무렵엔 씨가 맺힐세라 흔적 없이 사라진다. 방학천에서 본 소리쟁이와는 달리 중랑천에 있던 소리쟁이는 굵직한 줄기에 키도 크고 튼실해서 그런지 소리쟁이 씨가 할머니들이 입으시는 브라우스에 붙여놓은 구슬같이 맺혔다. 누렇게 익어가는 씨를 보며 저렇게 마른 줄기들이 모였다가 바람이 불면 서로 몸을 부벼 소리가 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소리가 사라락 사라락 들릴 것만 같다. 그 소리를 들었을 누군가가 붙여.. 가시박 가시박 오래전에는 그랬다. 물이 있고 흙이 있으면 잡풀이 우거지기 전에 씨를 뿌렸다. 돌로 금을 그어가며 너도나도 내 땅이 아니더라도 노는 땅이 있으면 논둑에 콩을 심듯 먹거리를 심었다. 왕숙천에 가시박 넝쿨도 그런 줄 알았다. 여린 잎을 따다가 쪄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당연히 호박넝쿨인 줄 알았다. 넓게 퍼진 넝쿨을 보며 호박꽃을 찾다가 참외 넝쿨인가? 오이 넝쿨인가? 노란 꽃이 보이질 않아 덜 익은 참외를 찾다가 오이를 찾다가 새끼손톱만 한 흰색에 가까운 연초록 꽃을 발견했다. 고개를 숙여 참외를 찾지 않았다면 볼 수 없었을 꽃이 부끄러운 듯 거기 있었다. 안동오이에 접붙이용으로 들여온 귀화식물이라니. 접붙이기에 실패하고 버려진 가시박이 하천에 사람이 심고 가꾼 듯 밭을 이뤘다. 가시박 넝쿨이 .. 단풍잎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왕숙천에 내 키보다 더 컸던 단풍잎돼지풀의 꽃말은 행복한 연애, 재결합. 꽃말과는 달리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단풍잎돼지풀은 해바라기만큼 키가 훌쩍 컸다. 단풍잎돼지풀 꽃은 멀리서 보면 들깨밭에 영글기 시작하는 들깨 송이 같다. 가까이 가서 보니 노란 물감을 점점이 찍어놓은 듯이 꽃이 늘어지듯 피고 있었다. 거미줄에 노란 꽃가루가 묻은 걸 보면 그 모습으로 폈다지는 것인지. 낮설지는 않은데 꽃을 본 적이 없다. 꽃을 자세히 본 것은 오늘 사진을 찍으면서다. 잎 모양은 샆잎국화를 닮았고 잎의 거친 표면은 돼지감자잎이다. 자태는 삼잎국화보다는 돼지감자다. 들풀이지만 서서 하늘을 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꽃이다. 이전 1 2 3 4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