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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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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 제 이름처럼 방학사거리에는 돌틈에 돌단풍이 참 예쁘게도 폈다.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정겨운 시골풍경이다. 그곳에는 돌단풍 꽃이 하얗다. 골목길을 걷다보면 화분에서 자주 보게 되는 돌단풍 꽃이다. 꽃이 예뻐 화분 차지를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상추,쑥갓처럼 먹거리로 심었을까. 도시 한복판에서 돌돌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인공 연못 주변에는 시냇물이 흘러가던 옛날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정겨운 풍경이 자리잡고 있다. 사람이 과거를 먹고 살아서 그런 것인지. 사람은 변해도 사람 마음이 닿는 곳은 같은 것인지. 익숙했던 풍경에 마음자리가 여유롭다. 나무와 풀과 꽃과 흐르는 물. 물가 돌틈에서 피고 있던 돌단풍 꽃이 그냥 그대로 참 좋은. 그랬다. 도심 한복판에 시냇물이 흐르던 시골..
등나무 이틀째 내리는 비로 한창 피었을 등나무 꽃이 졌을지도 모르겠다. 등나무는 나무 휀스를 타고 흘러 내리면 피는 꽃이 더 예쁘다. 축축 늘어지면서 피는 꽃그늘 아래 편안히 앉아 쉴수 있는 의자나 김밥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감상하기 좋다. 올해는 등나무 꽃을 아주 잠깐 봤다. 축축 늘어진 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너무 높아서 향기는 잡지 못했다. 어쩌면 먼 곳에서 더 잘 잡을 수 있는 꽃향기가 등나무꽃향기일 것이다. 등나무는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넝쿨을 뻗지만 꽃은 푸른 잎으로 가려진 그늘에서 축축 늘어지면서 핀다. 그래서 더 운치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낙엽송이 휘청거릴 정도로 부는 바람에 늘어지면서 피던 등나무 꽃도 한바탕 곤혹을 치렀을 것이다. 남아 있는 꽃이 있으려나. 모진 바람을 ..
바위취 마당 한 귀퉁이 스치로폴로 만든 미니 텃밭에서 처음 바위취를 봤다. 꽃 대신 먹거리를 심으셨던 화분에 있던 바위취를 보며 먹거리 대신 꽃을 심으셨다고 생각을 했었다. 먹거리로 심었던 바위취에서 예쁜 꽃이 피니 흰색 스티로폴 미니 텃밭이 미니 꽃밭이 된 것이다. 환타지에 나오는 요정을 볼 수 있다면 바위취 꽃 같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려는 모습 같기도 하고 뭔가를 살피는 모습 같기도 하다. 장난꾸러기 요정이 하늘에 별 몇 개를 훔쳐 바위틈에 숨겼는데 그 별들이 하늘로 날아가지 못하고 바위취 꽃으로 피었다고 한다. 여전히 하늘로 돌아가고 싶은 별의 마음을 담고 있는 바위취 꽃이다. 장난꾸러기 요정의 마음이 꽃말에 담겼다. ‘비밀’, 장난을 좀 쳤다고 하기엔 별들에겐 가혹했..
붉은병꽃나무꽃 아파트 담자에서 처음 본 붉은병꽃나무 꽃은 파란 잎 사이에 늘어진 붉은 꽃이 정말 제 이름처럼 옛날 도자기 물병? 술병을 닮아 있다. 아파트 담장이나 정원에서 피는 붉은병꽃나무는 멀리서도 눈에 띈다. 붉은병꽃나무가 집 주변에서 자주 눈에 뛰는 걸 보면 정원수로도 좋은 나무다. 푸른 잎 사이로 늘어지듯 피는 붉은 꽃이 푸른 잎까지 꽃처럼 보이게 한다. 꽃과 잎이 서로를 받쳐주는 것 같은 모습이다. 함께 있어 더 예쁜 꽃이라는 생각을 한다. 북한산 둘레길 나무 그늘 밑에서 본 삼색병꽃나무꽃이 보호하고 싶은 서울 아이 같다면 아파트 담장에서 울타리처럼 피던 붉은병꽃나무꽃은 들꽃을 꺾고 있는 시골 아이처럼 다부지다. 꽃말이 궁금해 찾아보니 ‘전설’. 늘어진 병 모양의 꽃에서 손자들에게 들려주는 할머니들의 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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