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19)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주양파꽃 운좋게도 주말농장에서 꽃도 보고 씨방이 맺힌 것도 봤다. 자주색 꽃을 보면서 본적도 없는 자주양파꽃이구나했다. 검색을 해보니 자주양파꽃이다. 이럴때는 묘한 감동을 받는다. 본 적도 없는데 본 것처럼 그냥 알아지는 경험이 그렇다. 자주 양파를 심어놓으신 분이 고구마이삭처럼 남겨놓아 꽃을 보게 된 것일거다. 고구마밭에서는 고구마넝쿨이 걷히고 구마를 캐고 난 텅빈 밭에 남아있을 고구마를 찾아다니고는 했다. 고구마밭 주인은 고구마를 캐면서 알뜰하게 훒지는 않았던 같다. 주운 이삭이 요즘 주말농장에 고구마 농사를 짓는 이들만큼은 됐다. 마음자리가 넉넉한 양파심은이의 배려로, 이삭줍는 그 추억을 잊은 이들 덕분으로 먹거리 양파대신 예쁜 꽃도 보고 씨방에 꼭꼭 숨은 양파씨를 받게 생겼다. 우리 고향에는.. 수수꽃 수수꽃 주말농장에 꼿꼿하던 수수가 생각나 가까이 가 봤다. 제철을 몰라 늦게 피는 꽃이 생각난 것이다. 혹시 철모르는 수수도 있겠다 싶어서다. 자세히 보니 이제 꽃이 피는 수수가 있다. 허리를 깊게 숙여야 볼 수 있는 풀꽃처럼 허리는 숙이지 않아도 아주 가까이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수수꽃이다. 옥수수 수꽃처럼 달랑거리는 귀거리를 달고 펜대에 새깃을 꽂아놓은 것 같은 모습으로 하얀 새깃을 꽂아 머리 장식을 한 것 모양으로 수수꽃이 폈다. 늦게 핀 꽃으로 수수가 서리 내리기 전에 익을까 걱정스럽긴 하지만 그 덕에 철몰랐던 내가 수수꽃을 볼 수 있었다. 접사렌즈로 찍은 사진은 또 다르다. 오늘 하루, 수수의 한해살이를 다 본 것 같은 기분이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통통 영글어 가는 모습이 주.. 수수 수수 우리 동네에서는 붉은 수수를 산밑 밭 가장자리에 울타리를 만들 듯 심었다. 참나무와 경쟁이라도 할 듯 쑥쑥 자라던 수수 대는 꼿꼿하게 꽃을 피우다 붉게 수수가 익어갈 무렵엔 제 이삭이 버거워 고개를 떨구고도 세찬 비바람엔 애쓰고 있던 허리가 꺾이고는 했다. 푸른 옥수수 대와는 달리 붉은 수수 대에는 호랑이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을 잡고 올라가다가 수수밭에 떨어져 축축 늘어진 수수 잎이 호랑이 피로 얼룩졌다는 전설로 수수밭을 지나갈 때면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수수 잎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는 했다. 소여물을 썰던 작두에 잘라 대나무 같은 껍질을 벗겨 씹어먹던 달디단 옥수수 대보다 더 달다는 수수 대를 꺾어 먹어본 적이 없다. 수수밭엘 들어서기도 전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호랑이가 나타날 것만 같아 수수.. 당근꽃 당근꽃 당근꽃의 꽃말은 희망, 포기하지 않는 용기, 죽음도 아깝지 않으리라, 날 거절하지 마세요. 꽃말을 찾아 옮기다 보니 쓸쓸해진다. 내 입속으로 들어갔던 수많은 당근, 그 한해살이가 아깝지 않을 만큼 잘살고 있는 것인지. 밭 한가운데서도 여전히 환상적인 연둣빛 당근싹은 한겨울 냉장고 안에서 새순을 틔우고는 했다. 당근을 먹을 때면 뾰족하게 새순이 난 윗부분을 잘라 물에 담가 놓았다. 당근싹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며 추운 겨울 봄을 재촉했었다. 그 빛은 봄빛이었다. 올해 처음 본 하얀 당근꽃은 당귀꽃, 방풍꽃, 톱풀꽃처럼 폈다. 가닥가닥 실타래를 풀어놓은 것 같은 여린 당근싹은 꽃받침도 가는 실같은 싹으로 떠받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빨대 위에 구슬만한 흰공을 올려놓고 호호 불면 둥근 공이 동동 뜨.. 이전 1 ··· 4 5 6 7 8 9 10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