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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풀숲에서 뒤적뒤적 뭔가 줍는 분이 계셔 살펴보니 환경교실 선생님이 교재준비를 위해 쪽동백열매를 주워 모으신다고 하셨다.
똥내 나는 옷을 말끔하게 벗은 은행 같은 열매를 줍고 계셨는데 쪽동백나무 열매라고 하셨다. 그곳은 쪽동백나무 밑이었던 것이다.
발바닥공원을 산책하며 나무를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사람 눈높이에서 한참은 위. 쪽동백나무는 아파트 3, 4층 높이 만큼 컸다.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오가다 보니 둥근 잎 사이에서 흰 꽃들이 줄줄이 참 예쁘게도 폈다.
쪽동백나무 꽃은 때죽나무 꽃과 많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나뭇잎 모양도 다르지만 꽃봉오리가 맺히는 모양이 달라서일까.
매달아 놓은 듯 늘어진 때죽나무 열매와는 다르게 쪽동백나무 열매는 위로 솟는 듯하다. 때죽나무는 나뭇잎이나 꽃이나 열매나 축 늘어져 부드러운 느낌이라면,
쪽동백나무는 나뭇잎이나 꽃이나 열매에 솟구치려는 고집이 있다. 저마다 개성이 강해 통일감이 없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춘기 아이들 같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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