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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리를 찍어 놓았던 사진을 보며 새삼스럽게 그때 생각이 난다. 낯가림이 심해 예쁜 모습을 쉽게 허락하질 않았었다.
꽃마리 꽃은 들깨보다 조금 더 큰가? 아니 들깨의 동글동글한 몸에 꽃잎이 살짝 밖으로 내민 딱 고만한 크기의 꽃이다.
점점이 핀 꽃이 너무 예뻐 바닥에 엎드려 사진기를 바닥에 대고 찍어도 쉽게 찍을 수 없었다. 수십 장은 찍었을 것이다.
그렇게 찍었어도 꽃마리의 그 예쁜 모습을 담지는 못했다. 한창 꽃이 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아 미뤄두었던 사진이다.
꽃이라곤 없는 12월에 꽃이 그리워 벽장에 넣어두고는 잊고 있던 낡은 사진첩을 보다가 찾아낸 낡은 사진 같은 느낌이다.
빗방울이 맺힌 꽃마리, 비을 맞으면서도 또글또글한 꽃이 참 예쁘다. 독사진을 찍은 꽃마리, 서둘러서 제일 먼저 핀 부지런쟁이다.
꽃마리 꽃은 꽃줄기를 올리며 씨를 맺으면서 꽃이 피고 또 핀다. 꽃마리가 피기 시작할 때는 봄이 무르익을 때쯤. 여름, 초가을까지? 계속 핀다. 하늘을 풀어 놓은 잉크 같은 꽃이 점점이 풀밭에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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