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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낭콩은 딱 한 때 그 무렵에 풋콩으로 밥에 놓아먹던 울긋불긋한 콩이다. 겨울에 주로 먹던 검정콩밥과는 달리 푸실푸실 했다.
강낭콩은 한꺼번에 익었는지 소쿠리로 한가득 따오셨다. 마루에 앉아 강낭콩 껍질을 벗겨 반들거리는 강낭콩을 박아지에 담았는데.
한 소쿠리를 까놓은 강낭콩은 반타작도 되지 않아 강낭콩 밥을 두어 번 해 먹으면 그만이었다. 딱 그때만 먹을 수 있던 강낭콩이다.
강낭콩을 까며 강낭콩보다는 껍질에 더 관심이 많았었다. 도톰하고 찢어지지 않은 껍질을 적당한 크기로 골라 모아 놓았는데.
껍질을 다 까고 나면 모아 놓은 껍질로 반을 접어 네 장을 연결해 딱지를 만들기도 하고 방석을 만들며 시들 때까지 가지도 놀았다.
촉감 좋은 껍질이 색깔도 예뻐 마루 한쪽에 쌓아놓았다가 마루가 좁게 펼쳐놓고 놀았는데. 마루 밑에 있던 공기 돌 같은 느낌, 그랬다.
막돌을 모아놓은 공기 돌과는 달리 산허리를 깨서 만든 하얀 차돌 같은, 반들반들하게 닳아 부드럽고 만질 때마다 시원한, 놀이 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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