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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가지만 남아 청심천이 허룩하게 텅 비었던 겨울, 여름에는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두웠던 나무 밑이 푸릇푸릇 한여름 같았다.
옛날, 옛날 효심이 가득한 아들이 엄마를 위해 눈 쌓인 산속에 들어가 산딸기를 따왔다는 이야기가 전설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웅덩이처럼 우묵하면서 넓고 아득한 자리에 햇빛이 들어서 그런지 수호초가 새파랗다. 도톰하고 짙은 잎이 언 기색이라고 없었다.
겨울에 본 수호초를 보기 위해 봄, 여름, 가을 그 자리에 가 봐도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다. 꽃봉오리가 맺히는 것도 철이 없는 듯하다.
봄, 여름엔 청심천이 온통 푸르러 어두운 나무 밑에서 수호초가 눈에 띄지 않다가 낙엽이 지는 가을부터 수호초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숲이 우거졌다가 텅 비기를 반복해도 그곳은 수호초로 꽉 차 있다. 수호초 그 그늘 밑에는 작은 사람 아리에티가 살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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