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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꽃나무
그 댁 작은 앞마당엔 여러 가지 꽃이 옹기종기 모여 피고 있었는데 어쩌면 꽃들이 어울려있어 앞마당이 더 비좁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곳 한 켠에 제법 큰나무가 있었는데 병아리꽃나무였다.
잎은 황매화다. 노란 꽃이 피려니 했었는데 흰 꽃이 폈다. 잘 찍지 못하는 흰 꽃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꽃이 귀여워 사진을 찍고는 했다. 본 모습과는 달리 아픈 듯 부은 모습이 마땅치 않다.
눈덮인 병아리꽃나무 가지에 반짝반짝 얼굴을 내민 까만 씨를 보며 의지, 완성이라는 꽃말이 그냥 붙은 이름은 아니구나 싶다. 답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 댁 앞마당에선 여전히 병아리가 놀고 있었다.
작은 앞마당을 넉넉히 차지하고 있는 병아리꽃나무는 주인장의 어린시절 추억을 심어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울타리에 개나리꽃이 피기 시작하면 우리 집 앞마당에는 어미닭을 쫒아다니는 병아리들이 있었다.
열린 창문으로 보이는, 잎이 우거진 병아리꽃나무에 핀 하얀 꽃은 남의 집 담장 안을 엿보며 보는 느낌과는 또 다르지 않을까. 우리 집 툇마루에 걸터앉아 병아리를 보는 기분은 느긋하고 평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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