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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자서전

족두리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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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두리풀

 

슬픈 전설 때문일까. 팔려간 딸을 그리워하던 엄마가 죽어 묻힌 자리에 무리 지어 핀 꽃이 족두리풀꽃이라고 한다. 꽃말이 모녀의 정이다.

 

족두리는 옛날 여자들이 결혼할 때 머리에 쓰던 쓰개다. 작고 동그란 모양이 마치 족두리를 닮아서 족두리풀이라고 한다.

 

약재용 이름은 세신(細辛)이다. 뿌리가 가늘고 몹시 매운맛을 띠고 있다. 감기로 열이 심하거나 두통에 좋고 구내염에 분말로 만들어 뿌려준다. 민간에서는 이가 아픈 곳에 물어 진통제로 이용했다.

 

산지에서 잘 자라는 족두리풀은 화분이나 화단에 심기도 하는데.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포기나누기를 하거나 9월경에 받은 씨를 바로 뿌린다. 토양이 비옥한 반그늘에 심고 물은 2~3일 간격으로 주면 된다고 한다.

 

북한산 둘레길로 접어들기전에 마당이 꽤 넓은 어느 댁에서 족두리풀을 처음 봤다. 열려진 대문으로 들어서며 소개받은 꽃이 족두리풀꽃이다.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여러 꽃들 속에 가려진 족두리풀꽃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처음 찍은 사진이다. “언제든 들어오셔서 사진 찍으셔도 돼요.” 하고 말씀하셨지만 늘 열려있던 대문 안으로 들어갈 용기가 없어 사계절을 지켜보지 못했다. 그분이 알려주신 꽃이름은 세신이었다.

 

여러 꽃이 푸릇푸릇 우거진 그늘 밑에서 굵은 줄기 사이로 흙이 닿을 듯 말 듯 핀 세신, 족두리꽃을 본 뒤로 땅을 보고 뿌리와 줄기 사이를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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