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에서 앙상한 가지에 이삭처럼 늘어진 노란 꽃은 처음 보는 꽃이었다. 산수유처럼 꽃이 먼저 폈다지고 나면 잎이 난다.
꽃이 지고 맺힌 열매는 메주콩만하다. 개암나무 열매의 반 정도 크기다. 점점 줄어드는 열매가 익을 때까지 남아있을 것 같지 않다.
나무그늘 밑, 길옆에 자리 잡은 히어리가 사람 손을 타는 것인지 갈 때마다 가지가 꺾이고 잎이 줄어든다. 단풍드는 잎이 있긴 할지.
이삭처럼 늘어져있던 꽃이 지고 새싹이 나고 주름진 잎이 펴지면서 열매가 맺히고 나면 히어리는 지루할 정도로 큰 변화가 없다.
대부분의 나무가 그렇듯 히어리도 10월 11월이면 단풍들었던 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을 것이다. 지켜보지 못하고 사진 정리를 한다.
북한산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이 히어리꽃은 아닐까 싶다. 매화가 필때쯤, 산수유보다 먼저 피는 꽃이 히어리꽃이다.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꽃이라서 그럴까. 히어리의 꽃말은 봄의 노래다.
추신 : 2025년 3월 23일 맨 위 사진을 세 장 첨부한다. 늘 북한산 둘레길에서 피는 히어리와 4,19 민주에서 지금 피고 있는 히어리를 찍었다. 꽃봉오리가 터지는 사진이 없어 아쉬웠는데 생각지도 않다가 피는 모습을 보고 반가웠다. 4.10 민주묘지에서 피고 있던 히어리는 묵은 열매를 아직도 대롱대롱 매달고 있었다. 제 꽃말처럼 늘어지기 시작하는 꽃에서 봄 노래가 들리는 듯 싶다. 산수유보다 조금 빨리 핀다. 산수유도 지금 가지가 노랗게 반짝반짝한다.
<2025년 5월 18일 눈부시게 환한 날 푸른 잎이 예뻐 올려다 본 하늘에 히어리 씨방이 매달렸다. 연초록 잎이 예뻐 사진 세 장을 첨부했다. 이렇게 부족한 부분을 해마다 메꿔가다보면 히어리의 한해살이가 완성되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