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꽃말은 '기대하다' 제 꽃말처럼 잔뜩 기대하고 찾아간 주말농장에는 참깨는 이미 없어지고 김장용 배추, 무 어린 싹이 밭을 차지하고 있었다. 김장 준비로 베어진 것인지. 벨 때가 되어 베어진 것인지.
주변에 참깨대를 세워둔 곳이 있을까 찾아봤지만 그곳에는 없었다. 어느 댁 앞마당 갑바 위에서 바람을 타며 해바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옛날에는 참깨 단을 묶어 참깨가 있던 자리에 삼각대를 세워 서로 의지하며 말렸다. 우리 엄마는 말라가는 깻단을 부지깽이로 툭툭 때려가며 참깨를 터셨다.
어디서 나셨는지 밭 한가운데는 멍석만큼 커다랗고 누런 보자기가 깔리고는 했다. 그 보자기 위로 떨어져 내리던 뽀얀 참깨가 참 신기했었다. 어디에 있다 그렇게 쏟아져 내리는지.
골목길을 걷다가 어느 댁 앞마당에 널려있던 참깨 대를 보며 참깨꽃을 생각했다. 본 기억은 있는데 꽃모양도 꽃 색깔도 기억나지 않아 주말농장을 가면 혹여 있으려나 살폈다.
찾아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참깨꽃이 생각지도 않은 주말농장에서 피고 있었다. 키가 훌쩍 큰 참깨대에서 피고 있던 참깨꽃은 마당 한 귀퉁이 꽃밭에서 피는 화초처럼 거기 있었다.
우리 엄마는 연분홍 고깔모양의 꽃을 보며 알찬 참깨를 기대하셨을 것이다. 엄마가 깻단을 들고 두드릴 때마다 스르륵 흘러내리던 그 하얀 참깨는 엄마의 기쁨이었을 것이다.
참깨를 씻어 일어 말려 방앗간에서 짠 참기름은 온 가족의 입맛을 돋우는 명약이었다. 고추장 한 숟갈에 참기름 한 숟갈을 따라 넣고 계란프라이까지 보태진 날이면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