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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꽃이야말로 꽃 따로 잎이 따로 놀던 그 잎에 이 꽃이 피는 줄을 검색하면서 알았다. 늘 보던 들꽃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학교를 가는 산길에 부추 싹 같은 잎에 살이 통통하게 붙어 약간 붉은 빛이 도는 마늘 같기도 한 싹이 지금 보니 무릇 이었다.
부추일까 파일까 궁금해서 뽑아 본적이 있다. 돼지 파 같은 통통한 뿌리가 쏙 뽑혀 나왔던 무릇. 그걸 나물로 먹은 적은 없다.
학교를 오가며 장난삼아 뽑아보고는 했던 무릇 꽃은 몇 해 전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갔을 때 이슬을 머금은 꽃을 찍었다.
일찍 도착한 산소에는 벌초하기 전 풀이 우긋했는데 그 풀 속에 보라색 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몇 십 년에 본 무릇 꽃이 낯설었다.
긴 꽃대에서 이슬을 머금고 있는 보라색 꽃을 보느라 잎을 보지 못했는데 그 어린 싹에서 핀 꽃이었다. 산과 들에서 멀어진지 오래.
이제 그만 흙을 밟으면서 살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흙과 동떨어진 삶이 거저 누릴 수 있는 많은 걸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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