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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둘레에서 길게 자란 옥수수는 장대 끝에서 수꽃이 피고 겨드랑이에서 암꽃이 피면서 여름이 시작된다. 아주 더운 여름으로 접어든다.
주말농장에서 쑥쑥 하늘을 찌를 듯이 크는 옥수수를 보며 툇마루에 앉아 호호 불며 먹던 찰옥수수를 생각한다. 뜨거울 때 먹어야 더 맛있다.
커다란 들통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를 꺼내 주시며 엄마가 그러셨다. 뜨거울 때 얼른 먹으라고. 손으로 집기도 힘들만큼 뜨거웠던 옥수수.
옥수수는 덜 여문 것도 너무 여물어 딱딱한 것도 맛이 덜하다. 적당히 익어 통통하면서도 윤이 반짝반짝 나는 짭조름한 옥수수가 더 맛있다.
우리 엄마는 슈가 대신 소금을 넣고 옥수수를 찌셨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옥수수는 짭짤하면서도 달았다. 짠맛이 옥수수를 단맛을 끌어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옥수수를 먹기 시작했다. 옥수수를 찌는 날은 늘 일에 치여 사셨던 엄마도 한가로우셨던 것 같다. 느긋하게 옥수수를 드셨다.
그때는 파리 모기가 참 많았는데. 긴 수건을 휘두르시며 파리도 쫒아내고 모기도 쫒아내시던 엄마. 눈길은 자식들을 향하셨던 우리 엄마도 옥수수를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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