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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차와 옥수수차 대신 둥글래차가 주전자에서 끓는 날이면 집 안에 구수한 누룽지 냄새가 가득 했다. 가마솥에 누룽지가 생각나는 날이기도 했다.
엄마가 볶으신 둥글래 몇 뿌리가 차 주전자에서 끓는 날은 나무가 많고 꽃나무가 많아 어둡던 가래울 집 앞마당과 흙이 반질대던 아궁이에서 타던 솔잎이 떠올랐다.
구수한 둥글래차는 향기로 잡던 누룽지 맛과는 달리 달달하고 뭉근하고 따끈한 차가 입 안을 꽉 채웠다. 마시고 또 마시고. 둥글래차를 오랜 만에 먹는 날은 그랬다.
요즘은 손쉬운 티백의 둥글래차를 더 많이 마신다. 커다란 주전자에서 오래 끓여 따끈하게 먹던 그 둥굴래차 만은 못하지만 가볍게 마시는 티백의 둥글래차도 괜찮다.
티백의 둥글래차 만으로도 넉넉해지는 시간이면 볶아서 끓인 그 뿌리 둥글래차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창문 밖으로 날아간 향기로 오가는 이도 구수한 차향은 잡을 수 있다.
추신 : 맨 마지막 사진은 요즘 발견한 방학사거리에 많은 무늬둥글래다. 무늬둥글래꽃은 이제 피기 시작한다. 둥글래꽃의 꽃봉오리가 없어 함께 올린다. 무늬둥글래꽃은 오랫동안 관찰하며 찍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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