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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동네 한 가운데 있던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그곳에 맨드라미가 참 붉게 폈었다. 이맘 때 추석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막걸리를 넣고 한 반죽을 둥근 쟁반에 쪄서 먹었는데. 기증 떡을 가마솥에 올려 찔 때면 꼭 맨드라미 잎을 잘라 실고추처럼 썰어 반죽 위에 올려놓았다. 흑임자와 함께 초록색 잎 맨드라미와 붉은 색이 돌기 시작하는 맨드라미 잎은 기증 떡 위에서 꽃이 핀 듯 예뻤다. 그때는 넓은 쟁반에 찐 기증 떡을 칼로 네모지게 잘라 나눠먹고는 했다. 하얀 기증 떡 위에 꽃분홍색이 참 고왔다. 옛날에는 꽃밭이나 울타리를 따라 맨드라미를 많이 심었다. 붉은 맨드라미 때문이었는지 가을 햇볕이 더 뜨거웠다. 요즘은 빌라 화단에 많이 심고 있다. 수북하게 핀 맨드라미가 텃밭에 상추, 쑥갓처럼 자리 잡았다. 맨드라..
버들마편초 긴 줄기에 붙은 활처럼 늘어진 가느다란 잎이 버드나무 잎을 닮아 지어진 이름일 것이다. 잎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줄기에 밑으로 활처럼 휘어진 버들잎이 가지에 드문드문 붙어 있다. 버들마편초 꽃을 멀리서 보면 하늘을 향해 양팔을 벌리고 선 아이들 같다. 환호하는 아이들. 한 송이 꽃을 자세히 보면 꽃송이 하나하나를 모아 엮어 놓은 꽃다발이다. 결혼식 부케 같다. 가녀린 소녀 같은 꽃이 시집 갈 나이가 된 아가씨로 성숙해 가는 것 같은 수줍은 버들마편초. 길가에, 담장 모퉁이에, 어느 댁 마당에 있던 버들 마편초는 가녀리고 수줍음이 많은 꽃이었다. 긴 가지 끝에 핀 보라색 꽃에는 나비가 날아들고 반짝반짝 빛나는 솜털이 참 사랑스러운 버들마편초다.
베르가못 베르가못은 꽃 색깔이 다양하다. 진빨강, 빨강, 분홍, 보라색 꽃이 하늘바라기를 하며 기도하는 모습이다. 향기가 좋아서인지 벌이 쉴 새 없이 날아든다. 한두 송이가 피어 있을 때보다 모여 있으면 더 예쁘다. 콩나물처럼 웃자라다 길게 자란 줄기에서 꽃이 딱 한 송이 핀다. 온 마음을 한곳에 집중해서 그럴까. 꽃잎 하나하나가 하늘로 솟구쳐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은 모습이다.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주말 농장이나 화단에서 볼 수 있다. 햇볕이 잘 들고 터가 넓은 곳에서 잘 자란다. 무더기로 심은 것일까. 한 무리씩 쭉쭉 솟구치다 나란히 서서 딱 고만고만한 모습으로 서서 꽃 한 송이를 물고 있는 모습은 정열적이다. 향기도 좋지만 멀리서도 베르가못이 핀 모습은 알아볼 수 있다. 초록색 바다에 꽃이 ..
계요등 계요등 꽃을 처음 본 곳은 발바닥공원에서다. 아기 새끼손톱만한 꽃이 아기 손처럼 사랑스럽고 예뻤다. 7월 말부터 피는 꽃은 분홍 봄빛과는 달리 닭똥 냄새가 나서 계요등이라는데 가까이에서도 꽃향기를 맡지는 못했다. 늘어진 덩굴에서 물방울처럼 맺힌 꽃봉오리에서 꽃이 피는 모습을 본 뒤론 계요등 나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비가 올 때 모습은 계요등 꽃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 모습은 물방울 속에 꽃이 갇힌 듯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계요등 꽃씨를 아직 보지 못했다. 눈여겨봐도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개나리꽃 같은 것일까. 발바닥공원 지지대를 타고 피는 계요등 덩굴을 올해는 한해를 두고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꽃이 지면 관심이 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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