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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가운데 있던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그곳에 맨드라미가 참 붉게 폈었다.
이맘 때 추석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막걸리를 넣고 한 반죽을 둥근 쟁반에 쪄서 먹었는데.
기증 떡을 가마솥에 올려 찔 때면 꼭 맨드라미 잎을 잘라 실고추처럼 썰어 반죽 위에 올려놓았다.
흑임자와 함께 초록색 잎 맨드라미와 붉은 색이 돌기 시작하는 맨드라미 잎은 기증 떡 위에서 꽃이 핀 듯 예뻤다.
그때는 넓은 쟁반에 찐 기증 떡을 칼로 네모지게 잘라 나눠먹고는 했다. 하얀 기증 떡 위에 꽃분홍색이 참 고왔다.
옛날에는 꽃밭이나 울타리를 따라 맨드라미를 많이 심었다. 붉은 맨드라미 때문이었는지 가을 햇볕이 더 뜨거웠다.
요즘은 빌라 화단에 많이 심고 있다. 수북하게 핀 맨드라미가 텃밭에 상추, 쑥갓처럼 자리 잡았다. 맨드라미는 여전하다.
돌보지 않는 듯 흙이 있는 곳에 자리 잡고 횃불을 든 듯 서 있는 맨드라미를 보면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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