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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봉숭아 꽃물을 들여 주실 때 그 무렵엔 피마자를 아주까리라고 불렀다. 아주까리 잎을 따던 그때는.
봉숭아꽃을 따서 댓돌 위에 놓고 엄마는 넓적한 아주까리 잎을 열손가락을 따 싸맬 만큼 따오셨다.
윗 모퉁이에 있던 우리 집엔 키 작은 대추나무 옆에 피마자가 있었다. 미루나무 그늘 밑에서도 잘 자랐다.
낭떠러지에 있던 피마자 잎을 해지기 전에 따서 차곡차곡 쌓아두시고는 봉숭아꽃에 백반을 넣어 빻으셨다.
질척해진 봉숭아꽃을 손톱위에 올리고는 넓적한 피마자 잎으로 감싸고 무명실로 묶어주시고는 했었다.
우리 집에선 피마자 잎을 말려두었다가 보름날 들기름에 볶아 먹었다. 오곡밥에 고사리와 함께 밥상에 올랐다.
피마자 씨를 생각하면 메추리알이 떠오른다. 반질반질한 검정색에 희끗희끗했던 피마자 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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