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19) 썸네일형 리스트형 갈대 개울에 무성한 풀이 갈대라는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알았다. 갈대의 순정에 그 갈대가 우리 고향에 그렇게 많았는데. 우이천은 우이동에서부터 시작한다. 위쪽으로 갈수록 물 흐르는 곳에 그 물이 안 보일 정도로 갈대가 풀밭처럼 우거져 있다. 소꼴처럼 여리던 잎이 마디가 생기며 우이천을 꽉 채우고 있던 갈대는 장마가 지기 시작하면 그 장마 비에 쓸려 곤욕을 치르고는 한다. 그렇게 몇 고비를 넘기다가 일어선 갈대는 꽃을 피우는데 갈대는 가을보다는 겨울에 솜사탕처럼 부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흑설탕을 기계에 돌린다면 한 겨울 우이천에 갈대 같지는 않을지. 막대 끝에 솜사탕 같은 모습으로 우이천을 꽉 채우고 있는 갈대. 쌀쌀맞은 억새와는 달리 갈대는 푸근하다. 갈대꽃을 모아 이불 속에 넣으면 목화솜.. 억새 억새는 제주 새별 오름에서 본 억새가 좋았다. 석양에 비치는 억새는 반짝반짝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첫 사진이 그곳 제주 새별 오름에서 찍은 억새다. 그때는 새별 오름에 억새꽃만 하얗게 펴서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요즘은 풀을 자랄 새 없이 깎아서 그런지 둘레길에서는 억새를 보기 힘들다. 우이천을 걷다보면 둑에서 만날 수 있다. 벌초를 하며 일부러 남겨둔 것인지. 사람 손길이 덜 미친 곳에서 생각지 않게 만나는 억새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단풍이 들기 시작할 무렵 산길을 걷다 보면 하얗게 핀 억새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새별 오름을 오르듯 찾아가야만 한다. 가을을 타는 걸까. 억새꽃이 하얗게 필 무렵엔 논밭이 텅 비는데 지금도 억새를 보면 허허롭다. 억새꽃이 휘청대는 모습은 늘 쓸쓸하다. 관심 / 김양호 시집 시집 '관심'은 산문 같은 시다. 하나하나의 시가 모여 수필 한 편이 이루어진 느낌, 그랬다. 2018년 5월에 채운재에서 펴낸 시집이니 4년 전이다. 시집을 읽는 동안 쓸쓸하면서도 허허로웠다. 마지막 시 ‘입에 풀칠한다는 것은’ 이라는 제목이 ‘입에 풀칠은 해야지’ 라는 엄마의 넋두리처럼 들렸다. 김양호님의 시 두 편을 옮긴다. 시냇물 / 김양호 오늘도 속절없이 부질없이 무시, 무시 무심코 졸졸졸 흐르고 꽃이 피면 바람결에 꽃비가 내려 꽃물이 졸졸졸 흐르고 낙엽이 물들면 석양 속에 낙엽 비가 내려 낙엽 물이 졸졸졸 흐르고 함박눈이 한들한들 눈비가 내려 눈물이 졸졸졸 흐르고 오늘도 정처 없이 바람결에 시냇물은 졸졸졸 잊어버리라 하네! 곧 수능이다. 어김없이 시험은 치러질 것이다. 모든 수험생들이 결과에 .. 장미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장미가 참 예쁘게 피기 시작한다. 겨울을 털고 일어난 봄은 눈이 부시도록 환상적이다. 가슴이 벅차오르게 한다. 10월 중순이 지난 지금은 열매가 익어간다. 그 때문인지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바람 속에서도 농익은 냄새가 난다. 이 가을엔 장미 열매를 볼 수 있다. 잔디밭 옆에서 피는 장미가 꽃잎이 지기 시작하면 그 가지를 미련 없이 잘랐다. 그래야 꽃이 실하게 피면서 오랫동안 환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쁜 장미들을 종류 별로 모아 본다. 골목길이나 화단이나 길가에 제일 많이 피는 것은 단연 장미꽃이다. 그 때문인지 사진이 참 많다. 그냥 쿡쿡 찍어놓은 장미 사진은 평범한 모습이지만 저마다 조금씩 색깔이 다르면서 장미 잎 모양도 다르다. 사람 얼굴처럼 저마다 개성이 있다. 장미꽃에 대.. 이전 1 ··· 55 56 57 58 59 60 61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