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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나팔꽃 어느 댁 화분에는 연분홍색 천사의 나팔꽃이 커다란 화분이 버겁게 펴 있기도 한데. 내가 늘 보는 천사의 나팔꽃은 엷은 노란색이다. 엷은 노란색 천사의 나팔꽃이 벌써 폈다가 지고 있었다. 바닥을 보고 핀 천사의 나팔꽃을 보며 서서 찍다 앉아서 찍기만 했다. 하늘을 보고 찍으면 꽃술을 찍을 수 있을 텐데 늘 생각만하다가 용기를 내서 시멘트 바닥에 누웠다. 파란 하늘을 보니 더 예쁘다. 꽃 이름을 지은 이도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며 천사의 나팔꽃 이름을 붙였는지. 누워서 본 천사의 나팔꽃에서 소리가 날 것만 같았다. 파란 하늘에서 천사가 나팔을 부는 것 같은. 바닥에 누워 이제 제대로 천사의 나팔꽃을 본다. 투명한 꽃을 하늘을 배경으로 찍고 또 찍었다. 누운 채로 천사의 나팔꽃을 보며 든 생각. 하늘바라기하는..
부들 원당정은 원당샘에서 흘러드는 물로 연못에 늘 물이 고여 있는데 그곳에는 수련과 함께 부들이 연못을 꽉 채우고 있다. 수련이 연못위로 동동 뜨기 시작하면 뾰족뾰족한 부들이 찌를 듯이 연못위로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바람이 불 때면 부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이 볼만하다. 이리저리 바람 따라 스르륵 스르륵 한 몸이 되어 춤을 추는 듯하다. 아주 오래전 바닷가 삼촌 댁에서 본 부들이 인상적이었다. 옛날에는 그곳에서 빨래를 빨았을지도 모를 집 앞 웅덩이에서였다. 소세기를 막대기에 끼워 놓은 것 같은 굵직한 부들로 웅덩이가 꽉 찼었는데. 그런 부들로 서울 사람들은 꽃꽂이를 하고 있었다. 널따란 수반 위 침봉에 꽂혀 있던 부들. 웅덩이를 꽉 채우고 섰던 부들은 전시회에서 본 부들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일본매자나무 초가을, 일본매자나무 열매가 한겨울에 앙상한 가지에 있던 붉은 열매와는 달리 노르스름하다. 이제 익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매자나무는 꽃 따로 열매 따로. 꽃과 열매가 내 머릿속에선 다른 꽃과 열매였다. 몇 년을 지켜보기 전까지 그랬었다. 풀숲처럼 잎이 우거진 가지에 알록달록 노란 꽃이 종처럼 매달려서 핀다. 풀꽃처럼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보면 정말 예쁘다. 아파트 화단에 울타리용으로 자리 잡은 일본매자나무는 나뭇잎도 예쁘지만 꽃봉오리가 맺히면서 사람 눈길을 끌기 시작한다. 가까이 가지 않는다면 일본매자나무 가시에 찔릴 일은 없다. 돌담을 쌓지 않더라도 일본매자나무라면 담장으로 충분할 것이다. 전지를 하지 않은 일본매자나무는 제법 크게 자란다. 그런 가지에는 열매가 더 붉고 나뭇가지에 가시도 더 야무져서 ..
수세미 수세미하면 지금도 옛날 수세미가 떠오른다. 뻣뻣한 실로 뜨개질이 서툰 아이가 짜 놓은 것 같은 그 수세미는 밥솥에 밥알까지 파고들었다. 마당에 있던 측백나무를 타고 올라가 달같이 환한 꽃이 폈다지고 나면 팔뚝만한 수세미가 열리곤 했다. 측백나무가지에 늘어져 있던 수세미. 마당에 있던 측백나무는 수세미 덩굴에 파묻혀 잎이 보이지를 않았었다. 수세미 꽃은 참외 꽃보다는 훨씬 크고 호박꽃보다는 아주 많이 작다. 참외꽃 호박꽃처럼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 요즘은 수세미를 약용으로 많이 심는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주말농장에 호박보다 많다. 세워둔 지지대를 타고 올라가기도 하고 주말농장 울타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덮고 있는 덩굴에선 노란 수세미 꽃이 쉴 새 없이 폈다진다. 어느 댁 담장에는 팔뚝만한 수세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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