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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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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단풍나무 설악산을 빨갛게 물들였던 그 단풍나무가 이 나무였을지도 모르겠다. 단풍나무 잎이 탁한 빨간 색이다 빨갛게 물드는 10월. 참나무가 더 많은 북한산 둘레길에 단풍나무는 10월 중순이면 빨갛게 물들기 시작하는데. 갈색 산이 몇몇 단풍나무로 환하다. 아침저녁 기온차가 심해져 두꺼운 옷을 꺼내 입기 시작하면 어느새 떨어져 내려 단풍나무 밑이 빨간 제 잎으로 수북하다. 황홀했던 단풍잎이 가을 찬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은 쓸쓸하다. 버석버석 밟히다가 추적추적 가을비에 젖은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하다. 어제는 가을비가 여름 장마 비처럼 내렸다. 어찌어찌 나뭇가지에 붙어있던 단풍나무 잎들까지 이젠 다 떨어져 내렸을 것이다. 거둘 것은 거두고 보낼 것은 보내고. 새 가지에선 이미 벌써 꽃눈이 자리 잡았을지 모르겠다. 아쉬움과..
노란 단풍나무 가을이면 단풍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다 낙엽이 진다. 자세히 보면 단풍나무도 각각 나무마다 색깔이 이미 정해져 있다. 가을 단풍을 보며 날씨에 따라 빨갛게 물들기도 하고 노랗게 물들기도 하다 어느 해는 단풍이 들지 못하고 떨어지는 줄 알았다. 단풍나무에 달린 바람개비 같은 씨가 꽃인 줄 알았다가 이른 봄에 단풍나무 꽃을 보고는 놀랐었다. 단풍나무에도 예쁜 꽃이 폈다. 해마다 꽃이 피는 시기를 어림짐작하며 단풍나무를 유심히 살피는데 긴 줄기 끝에 종처럼 달려 있던 꽃봉오리에서 꽃술이 늘어진다. 긴 꽃줄기에 꽃술이 나비가 꽃잎 위에 앉아 봉을 꽂는 모습과 비슷하다. 새부리 같은 싹이 나며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한다. 젖은 깃털 같던 단풍잎이 바람을 타기 시작하면 대롱대롱 매달렸던 꽃봉오리는 운동회 날 오재미로..
단풍나무 단풍나무는 다 빨갛게 물드는 줄 알았다. 그런데 단풍나무도 색깔이 다르다. 싹이 틀 때부터 다르다. 살펴보니 그랬다. 초록색 단풍나무는 가을에도 끝만 약간 색이 붉은 듯 달라지고는 그대로 낙엽이 진다. 초록색으로 서리를 맞고 낙엽이 진다. 단풍나무는 노란색, 붉은색이 있다. 단풍나무를 초록색과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구분해서 찍은 사진을 올려보려고 한다. 단풍나무 1편을 초록색 단풍나무로 시작하려고 한다. 단풍나무 꽃은 똑같았다. 단풍나무 잎이 색깔만 다른 것처럼 꽃도 그랬다. 사계절을 지켜보고 그래도 색깔과 꽃이 헷갈려 같은 나무를 사계절 지켜보며 싹이 트고 꽃이 피고 단풍 드는 모습을 찍었다. 색깔이 다른 단풍나무들은 싹부터 달랐다. 초록색 단풍나무는 초록색이고 노란색 단풍나무는 노란색이고 빨간색은 싹부..
칸나 칸나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다. 교실 벽에 붙어 있던 화단에 내 키보다 더 큰 칸나가 아주 빨갛게 폈었다. 칸나도 가을걷이를 했다. 토란 뿌리 같았던 칸나 뿌리를 캐서 보관했다가 이른 봄에 수위아저씨가 화단에 심는 걸 본 적이 있다. 동네에는 없었던 칸나가 학교운동장에서 조회를 할 때면 화단에서 태양보다 더 붉게 타오르다 졸도할 것처럼 뜨거워졌다. 빨간 칸나를 마주보던 학교운동장에선 교장선생님의 아주 긴 훈화를 듣다 한두 명은 꼭 쓰러져 양호실로 실려 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칸나가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 주말농장에서 눈에 띈다. 옛날처럼 춥지 않은 것인지 개량종인지 뿌리 캐는 걸 보지 못했다. 꽃잎은 새부리처럼 더 뾰족해진 것 같고. 키는 많이 작다. 아직도 여전한 것은 옆으로 줄서기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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