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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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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초 방학사거리에는 공작초가 네 종류가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는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그렇다. 과꽃이 저마다 색깔이 달라 분홍색, 보라색, 진분홍색이 있는 것처럼 공작초도 그렇지는 않을까하며 뭉뚱그려보는 것이다. 공작초란 꽃 이름을 몰랐을 때 꽃을 보며 꽃이 날개를 펼친 듯 화려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보고 있으며 활기가 나는 꽃이다. 이름을 검색해보니 공작초, 공작이 날개를 활짝 펼친 것 같은 모습이라고. 그래서 제 모습을 닮은 공작이란 머리가 붙었을 것이다.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른, 같은 꽃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꽃들을 그 꽃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그냥 공작초라고 분류한다. 공작초라고 내나름 분류해서 올리기로 한 것이다. 쥐손이풀 꽃만 해도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과 꽃분홍색 이렇게 두가지..
페튜니아 우이천을 걷다 환하게 밝은 꽃이 있어 가까이 가보면 페튜니아다. 길가에 놓인 화분이나 가로수 전봇대에 달아놓은 화분에서 피기도 한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계속 그 모습 그대로 꽃이 화분에 가득하게 핀다.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그 자리를 채워 늘 같은 꽃을 보는 기분이다. 된서리가 내리고 나니 길가가 쓸쓸하다. 다른 꽃이 다 져도 그 자리에 늘 그렇게 있던 색색의 페튜니아도 된서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페튜니아는 다양하다. 꽃 모양은 비슷한데 꽃 색깔이 흰색, 분홍, 빨강, 진보라까지. 같은 이름이지만 꽃을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햇볕을 좋아하고 바람도 싫어하지 않는 모양이다. 찻길 한가운데 도로나 정류장에서 뜨거운 바람에 시달리는 기색도 없이 참, 예쁘다. 우이천 자전거 도로에 화분도 가로수나..
페어리스타 페어리스타 꽃이 이젠 축 늘어졌다. 서리가 내려도 꿋꿋하게 피어있던 페어리스타가 이번 강추위에 꽃을 문채 무너졌다. 꼿꼿해서 볼 때마다 힘이 되는 꽃이 다부졌는데. 꽃을 보기 위한 화초라기보다는 거목에 꽃이 피는 느낌? 페어리스타가 그렇다. 페어리스타는 잎이 꽃을 받쳐주는 느낌이다. 소용돌이치며 위로 솟는 푸른 잎 위에 올라앉아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느낌이랄까. 누에고치를 뚫고 나와 날개가 마르길 기다리는 나비 같은 꽃이 페어리스타 꽃이다. 보고 있으면 금방 날아갈 것 같다. 내가 페어리스타 꽃을 좋아하는 것처럼 사람 마음은 비슷한 것 인지 화분에서 피는 꽃 중에 많은 꽃이 페어리스타다. 종종 가게 앞에서는 ‘어서 오세요.’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발길을 멈춘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는 꽃 도둑이 조심스럽다.
나무수국 꽃이 없는 겨울 누렇게 마른 꽃이 꽃같이 예뻐 사진을 찍게 되었다. 한여름에 피는 나무수국 꽃은 시원하다. 뭉실뭉실하게 탐스런 꽃을 자세히 보면 작은 꽃송이를 하나하나 모아 예쁜 끈으로 묶어 만든 결혼식 날 부케 같다. 오며가며 본 나무수국이 강추위로 누렇게 바랬다. 얼었다 녹았다 하며 마른 꽃이 색은 바랬어도 모양은 그대로다. 그 모습이 불속으로 뛰어드는 한 여름날 불나방을 닮아있다. 불속에 뛰어들어 수 없는 나방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메마른 꽃을 보며 푸른빛이 감도는 하얀 나무수국 꽃을 떠올린다. 크고 실한 나무에 무성한 나뭇잎 덕분일까. 마른 꽃잎은 봄이 되고 여름이 될 때까지 푸른 잎 속에 숨어있다 흰 꽃이 피기 시작하면 불속으로 뛰어들듯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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