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126) 썸네일형 리스트형 무릇 무릇 꽃이야말로 꽃 따로 잎이 따로 놀던 그 잎에 이 꽃이 피는 줄을 검색하면서 알았다. 늘 보던 들꽃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학교를 가는 산길에 부추 싹 같은 잎에 살이 통통하게 붙어 약간 붉은 빛이 도는 마늘 같기도 한 싹이 지금 보니 무릇 이었다. 부추일까 파일까 궁금해서 뽑아 본적이 있다. 돼지 파 같은 통통한 뿌리가 쏙 뽑혀 나왔던 무릇. 그걸 나물로 먹은 적은 없다. 학교를 오가며 장난삼아 뽑아보고는 했던 무릇 꽃은 몇 해 전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갔을 때 이슬을 머금은 꽃을 찍었다. 일찍 도착한 산소에는 벌초하기 전 풀이 우긋했는데 그 풀 속에 보라색 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몇 십 년에 본 무릇 꽃이 낯설었다. 긴 꽃대에서 이슬을 머금고 있는 보라색 꽃을 보느라 잎을 보지 못했는데 그.. 만첩빈도리 우리 집 담장에 늘어져서 폈던 꽃이 만첩빈도리 꽃이다. 꽃향기가 아카시아 꽃향기에 단내를 더 보탠 아주 진한 꽃향기가 난다. 이런 꽃향기는 통통한 호박벌이 좋아하는 모양이다. 만첩빈도리 꽃이 피기 시작하면 향기가 진한 꽃잎 위에 호박벌이 앉아있다. 새하얀 꽃잎을 꼭 잡고 매달려 있는 호박벌들. 만첩빈도리 꽃이 질 때까지 새까만 호박벌들이 분주하다. 열매를 본 적은 없다. 담장에 있는 줄도 모르다가 진한 꽃향기에 끌려 꽃을 보게 되는 만첩빈도리다. 늘어진 가지에서 바닥을 보며 피는 꽃이 만첩빈도리다. 만첩빈도리는 분홍색도 있다. 분홍색 만첩빈도리는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하는 사진이 몇 장 있다. 어디서 찍었는지 기억에 없다. 꽃도 자주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적어도 사계절은 지켜봐야 꽃이 피고 지고 .. 미역취 산나물을 뜯어 오셨던 엄마의 행주치마 속에 미역취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새싹보다 먼저 꽃이 눈에 띄었던 미역취다. 미역취 꽃은 가을에 들국화라고 묶은 그 꽃들 속에 포함됐을 수도 있겠다. 늦가을까지 반짝거리는 꽃이 있어 보면 미역취 꽃이었다. 부슬부슬한 꽃이 긴 꽃대에 뭉쳐 핀다. 미역취 나물 맛은 기억나지 않는다. 미역취 이름은 맛이 미역 맛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엄마 행주치마 속에는 봄이면 갖가지 산나물이 들어 있었다. 단오 전에 풀은 다 먹을 수 있다고 하셨던 나물을 가마솥에서 삶으셨다. 한꺼번에 삶아 한꺼번에 무쳐 푸짐하게 밥상에 오르는 날은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를 떠 넣고 고추장을 듬뿍 넣어 비벼 먹었는데. 맛있다고 하면 엄마는 늘 양념 맛이지 하셨다. 지금 생각하.. 옥수수꽃 밭 둘레에서 길게 자란 옥수수는 장대 끝에서 수꽃이 피고 겨드랑이에서 암꽃이 피면서 여름이 시작된다. 아주 더운 여름으로 접어든다. 주말농장에서 쑥쑥 하늘을 찌를 듯이 크는 옥수수를 보며 툇마루에 앉아 호호 불며 먹던 찰옥수수를 생각한다. 뜨거울 때 먹어야 더 맛있다. 커다란 들통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를 꺼내 주시며 엄마가 그러셨다. 뜨거울 때 얼른 먹으라고. 손으로 집기도 힘들만큼 뜨거웠던 옥수수. 옥수수는 덜 여문 것도 너무 여물어 딱딱한 것도 맛이 덜하다. 적당히 익어 통통하면서도 윤이 반짝반짝 나는 짭조름한 옥수수가 더 맛있다. 우리 엄마는 슈가 대신 소금을 넣고 옥수수를 찌셨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옥수수는 짭짤하면서도 달았다. 짠맛이 옥수수를 단맛을 끌어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옥..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