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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타너스 묵은 열매가 새순이 나오는 나뭇가지에 달려 있다. 빈 가지에 방울만 덜렁대던 겨울과는 또 다르게 멋스럽고 예쁘다.
프라타너스 나무가 너무 높아서 일까. 방울 같은 열매가 아이들 손을 피해 한해를 넘기고 콩알만 한 새 방울과 함께 달려있다.
학교운동장에 있던 플라타너스 나무 밑에는 손가락만한 맹충이가 툭툭 떨어지고 나면 왕 구슬만 한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었다.
까치발을 뛰어 따기도 하고 껑충껑충 높이뛰기를 하기도 하며 나무를 타고 올라가 실처럼 질긴 방울을 따서 제기차기를 했다.
공기놀이를 하듯 가지고 놀던 플라타너스 열매를 놀이가 끝날 쯤엔 공차기를 하고 놀아 밟은 열매가 털 뭉치처럼 흩어져 날렸다.
낙엽같이 누런 열매가 여린 새순과 함께 콩알만큼 작은 제 새끼와 같이 나무에 달려 있는 모습을 보며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시간이 앞으로 흐르고 뒤로 흐러 가도 만나게 되는 생애주기, 어떤적절한 순간이 떠올랐다. 어른이 아이가 되면서 소멸되는 영화 속 벤자민버튼.
플라타더스 나무에 과거와 현재가 함게 머물러 있어 신기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비껴가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먼 미래엔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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