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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무로 꽉 찼던 주말 농장이 텅 비었다. 배추를 도려내고 난 자리엔 우거지가 즐비하다. 우거지를 먹을 소가 없어서다.
11월 중순부터 김장이 시작된다. 배추, 무가 얼기 전에 김장을 해서 마당을 파고 독을 묻는 대신 김치냉장고를 꽉 채우는 것이다.
마당이 없어지면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 집집마다 돌아가며 김장을 하던 떠들래한 잔칫날 같은 풍경은 사라지고 가족들의 연례행사다.
배추를 사서하다 이젠 절인 배추를 사서 무채에 갓, 파, 마늘, 고춧가루에 젓갈로 양념해 배추 속을 켜켜이 넣어 통을 채우면 김장 끝이다.
김장하는 날이면 빠지지 않고 먹던 가마솥에서 삶은 돼지고기는 절인 배추 잎에 올려 양념 속과 함께 싸 먹으면 새우젓에 먹던 그 맛과는 또 달랐다.
빨갛게 물든 양념 속을 넣어 꼭꼭 여민 배추를 김장독에 넣으시면서 “쌀 있겠다 김장 했겠다 겨울 양식 걱정은 없네.”하시던 엄마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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