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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오류, 그런 것일까. 엄마랑 함께 걸을 때면 길옆에 있던 풀잎을 슬쩍 손으로 비벼 코끝에 대주시곤 하셨다.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던 향기, 그 잎을 보시며 박하라고 하셨다. 그 잎이 맞는데 검색을 해보니 박하는 다른 꽃이다.
애기탑꽃을 제일 많이 닮았다. 그래서 애기탑꽃으로 부르기로 한다. 잎에서 나는 향기가 꽃에서도 나는 걸까.
애기탑꽃 향기는 벌과 나비가 좋아하는 모양이다. 잘디 잔 꽃이 피기 시작하면 벌과 나비가 꽃마다 날아든다.
백과사전을 찾아봐도 잎에서 향기가 난다는 말이 없다. 박하로 알고 있던 애기탑꽃은 잎에서 향기가 난다.
박하 종류도 참 많았다. 가을에 피는 꽃을 들국화라고 뭉쳐 불렀듯 엄마가 어린 시절에는 모두 박하라고 불렀을까.
그랬을지도 모른다. 파란 풀잎을 흔들어 향기가 나면 전부 박하라고 불렀을지도. 풀잎들도 저마다 이름이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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