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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자서전

복숭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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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제일 먼저 시작됐던 곳은 동네 앞에 있던 우리 집 복숭아밭이었다. 앙상한 가지에 꽃분홍색 꽃이 피면 온 동네가 환했다.

 

 

복숭아꽃이 폈다지고 나면 구슬만한 복숭아가 맺혔는데 신문지로 만들어 두었던 봉지로 싸기 시작했다. 복숭아밭은 종이봉투로 가득 찼다.

 

 

복숭아나무에 푸른 잎 사이로 편지 같은 종이가 비를 맞고 햇빛에 바래 누렇게 변해가면 종이봉투 안에 복숭아가 얼비쳤다.

 

 

보이지는 않지만 보이는없는 것 같지만 있는자라는 모습을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크지 않은 듯 커가는 풋 복숭아.

 

 

내린 눈이 녹지 않아 골목길이 반들반들 얼어 엉거주춤하게 걷는 요즘눈길에 넘어지기라도 할까 조바심을 내고 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 때문인지 봄에는 흡족하지 않던 복숭아꽃을 보며 마음까지 환해진다봄은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봉투에 싸여 보이지도 않는 복숭아를 보며 어른주먹 만하게 커지면서 서울아이 얼굴처럼 뽀얗게 익어가는 하얀 백도를 상상하듯 그렇게.

복숭아는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아이 주먹 하던 복숭아가 며칠 새로 어른 주먹만 하게 커지다가 딱딱했던 복숭아가 물렁물렁해졌다.

 

 

갑자기 물렁해져 손가락 자국이 까맣게 남기도 했다물에 씻어 껍질을 벗기면 복숭아 얇은 껍질이 술술 벗겨져 알몸만 남았는데.

복숭아를 두 손으로 들고 한입 베어 물때면 과즙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 팔뚝으로 흐르다 팔 꿈치에서 뚝뚝 떨어지고는 했었다.

사진 속에 복숭아꽃과 복숭아는 우이천과 북한산둘레길에 있던 개복숭아다아파트단지 화단에서 화초처럼 피어있던 복숭아꽃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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