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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번이 교실 칠판 지우개를 털면서 선생님 책상이나 교탁에 꽃 당번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때 꽃병에 꽂기 좋은 꽃 중에 하나가 큰까치수염꽃이었다.
늦은 봄부터 늦여름까지 들이나 산에서 폈던 큰까치수염꽃을 꺾어서 교탁에 있던 꽃병에 꽂고 선생님 책상 위에 있던 꽃병에 꽂았었다.
조팝나무꽃과 함께 꽃대가 튼튼했던 큰까치수염꽃이 인기가 많았다. 산과 들에서 피는 꽃들을 색색이 섞어 꺾지 않아도 큰까치수염꽃 몇 송이만으로도 교실이 환했다.
구부러지면서 피는 꽃이 강아지꼬리 같다고해서 개꼬리풀, 꽃꼬리풀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까치의 흰 목덜미를 닮았다고 해서 큰까치수염. 빼어날 수에 이삭 영자를 써서 큰까치수영이라고도 불린다.
꽃봉오리가 계속 맺히면서, 계속 꽃이 핀다. 꽃봉오리가 맺히는 모습이 동글동글 곡식 이삭 같기도 하다. 꽃이 지면서 열린 씨방이 꼭 연두색 포도꽃이 폈다가 막 지고 난 뒤 열린 포도알 같다.
양지바른 곳에서 피는 큰까지수염꽃은 산길이나 들길에 많아 학교를 걸어 다녔던 우리들 손을 참 많이 탄 매력적인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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