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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홍은 어쩌면 3년은 넘게 제 꽃 색깔이 그대로 보존되는 꽃이라서 붙여진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천일홍이 푸른 잎에 올라앉은 듯 꽃이 필 때부터 찬 서리에 잎이 누렇게 바랜 뒤까지 꽃은 그대로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날 것 같은 모습으로 폈던 꽃은 거꾸로 매달아 그늘에서 말려도 꽃밭에 있는 꽃처럼 싱싱하다.
물 없는 꽃병에 꽂아 놓은 꽃은 방 안에서도 화단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천일홍은 죽어서 더 오래간다.
천일홍은 살아서 반년 죽어서 천일을 살아 천일홍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아닌지. 꽃잎이 까실까실하다.
만지면 질릴 것 같이 마른 꽃잎에도 나비가 날아든다. 엄지손톱만한 나비가 꽃이 피기 시작할 때부터 날아든다.
단조로운 나비가 천일홍이 무리지어 핀 곳에서 한참을 쉰다. 꿀을 따러 온 것이 아니라 쉴 곳은 찾아 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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