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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때문이었을까. 묘하게 눈길을 끌던 꽃이다. 또 그만큼 이름을 알지 못해 안달을 했던 꽃이기도 하다.
주름잎은 틈을 파고드는 모양이다. 반그늘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꽃이 아주 작다. 경계석 주변이 환해서 보면 주름잎 꽃이 피어있다.
누군가 내 얼굴을 보며 주름잎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잎에 주름살이 지는 것이 특징이라 주름잎이라고. 사진 속에 주름잎을 유심히 본다.
엷은 줄이 팔자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는 그 얼굴 같기도 하다. 팽팽하던 얼굴이 밑으로 늘어지며 생긴 주름살이 탄력 없이 늘어지는 고무줄 같다고 할까.
주름잎은 잎에 비해 줄기를 올리며 피는 꽃이 정말 작다. 나태주님의 시 풀꽃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작아서 예쁘고 깊이 숙여야 보이는 그런 풀꽃.
한번 시선을 잡히면 땅을 살피게 되는 그런 꽃 중에 하나가 주름잎이다. 바람을 막아주는 적당한 가림막이 있고 햇빛이 잘 들면서 아주 메마르지 않은 곳에선 주름잎 꽃이 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경계석에 앉아 주름잎 꽃을 보고는 했다. 자세히 보면 더 예쁘다. 발밑을 살피며 느긋하게 해바라기를 해야겠다. 너를 잊지 못해 찾은 것이 아닌 것처럼. 시치미를 딱 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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