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성초
약모밀, 어성초. 같은 식물을 부르는 이름이다. 아명같다고 하면 억지일까. 약모밀보다는 어성초라는 말이 더 친숙한 걸 보면 어성초가 아명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어성초는 물고기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라는데 꽃에서는 향기를 잡을 수 없었다. 허브 종류가 생각나 잎을 손으로 문대 코끝에 대니 톡 쏘는 향기가 알싸하다.
회양목이 둘러친 잔디밭에 하얀 꽃이 둥둥 뜬 것처럼 핀 어성초에서 나던 향기는 청미천에서 잡은 민물고기 냄새와는 달랐다. 바닷가에서 잡은 물고기에서는 이런 냄새가 나는 것인지.
어성초잎을 보고 고구마잎이 생각났다. 꽃을 보고 잎을 자세히 보니 고구마 줄기와는 다르다. 고구마 줄기가 꼿꼿하게 선 모습으로 겨드랑이 사이에서 꽃대를 올려 꽃을 피웠다.
무릎 높이만큼 자란 회양목 밑에서 자라 키 자랑을 하는 걸 보면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수북하게 시루에서 자란 콩나물처럼 모여 둥둥 흰 꽃이 핀 것을 보면 잘 퍼지는 어성초다.
어성초, 약모밀의 꽃말은 ‘기다림’이다. 비누나 화장품으로 아토피에 도움을 준다는 어성초는 약초로도 쓰인다. 방학동에서 처음 본 어성초는 주로 제주도나 울릉도 남부지방에서 서식한다고 하니 이곳에서는 귀한 식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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