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비름
몇 년을. 노란 꽃이 참 예뻤던 생각이 나 꽃을 보려고 쇠비름이 있는 곳에서 두리번거렸다. 무심했던 옛날에는 그렇게 많이 보이던 꽃이 사진을 찍으려니 영 꽃이 보이지 않았다.
날이 흐려 다른 날보다 늦게 나갔다가 10시쯤 집으로 돌아오며 약초농장에서는 피지 않았던 쇠비름 꽃이 혹시 주말농장에는 있지 않을까 싶어 들렸다. 밭고랑을 걸으며 너무 잘 가꿔진 곳이라 별반 기대를 안하고 걷다가 돌아가야지 했었다.
열무가 자라듯 소복하게 자리잡은 것이 있어 먹거리를 심으셨나하고 고개를 숙여보니 쇠비름이었다. 아무것도 심지 않은 곳에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는 쇠비름이 자리를 잡은 것인지. 나물을 먹기 위해 아니면 해독제나 이뇨제로 쓰기 위해 그냥 둔 듯 가꾼 것인지.
짙푸른 잎 속에 반짝반짝 노랗게 빛나는 것이 있어 가보니 쇠비름 꽃이 피어 있었다. 어릴 때는 한낮에 고추를 따다 밭고랑이나 밭두둑에 앉아 쉬었으니 그때는 어디에서나 쇠비름 노란꽃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쇠비름은 한낮에 잠깐 폈다가 지는 꽃이었다.
쇠비름은 꽃이 노랑 채송화 꽃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길쭉하면서 도톰한 채송화 잎과는 달리 둥근 잎이 도톰하다. 밭고랑에 난 쇠비름을 뽑아 밭둑에 던져놓아도 몇 날 며칠을 죽지 않았다. 뿌리가 뽑혀도 조금 메마를 뿐 오래도록 살아 있었다. 그래서 불로장수란 꽃말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고추밭에 바랭이풀만큼 많았던 잡초가 쇠비름이었다. 뽑을 때도 손에 묵직하게 잡히는 풀이 쇠비름이다. 뿌리가 깊지않아 잘 뽑혔다. 우리 집에서는 쇠비름을 먹지 않았다. 뽑고 뽑아 밭둑에 버려도 어느새 자라 밭고랑을 꽉 채우는 뽑아내야할 잡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