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달개비
추수가 끝난 논에는 물이 없다. 밭처럼 메마른 논에 있던 그 많던 좀개구리밥은 어디로 갔을까. 벼 끄트러기만 남은 논에는 물달개비 흔적도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해살이풀인 좀개구리밥이 가득 차 있던 벼 그늘 밑에 청자색 물달개비가 피고 있었다. 벼 그늘 밑에서 환하던 물달개비.
그 물달개비가 예뻐 논을 살피고는 했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논을 보며 성큼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좀개구리밥처럼 한해살이풀인 물달개비도 수생식물이다. 물이 메마른 논에 좀개구리밥과 물달개비가 사라진 것은 당연했다.
물달개비는 보통 윗부분에서 피는 꽃과는 달리 물 위에 잠긴 듯 피고 줄기 밑부분 겨드랑이에서 두세 송이가 모여 핀 곳은 반그늘이다.
물달개비의 꽃말이 백만 달러 잡초의 소원. 풋풋한 꽃에 백만달러라니. 백만 송이 장미와 같은. 저 별나라로 가는 소원을 비는데 백만 달러면 될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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