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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시장에 아직 익지 않은 초록색 모과를 팔고 있다. 식용이 아니라 방향제로 쓰기 위한 모과인 것인지 나무에 달려 있어야 할 모과가
상자에 담겨서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노랗게 익기를 기다리다 말고 덜 익은 모과 사진을 올리기로 했다.
모과는 만지면 미끈미끈 끈적이는 것 같은 느낌이 제 몸에서 내뿜는 진한 향기 때문이란 생각을 한다. 응축된 향기 덩어리라고 하면 억지일까?
어느 댁 담장 안에서 핀 분홍색 꽃이 예뻐 무슨 꽃일까 궁금했는데 남자 주먹만 한 모과치고는 꽃은 복숭아꽃보다 작고 꽃잎도 엉성하다.
꽃봉오리가 꽃보다 예쁘다. 빛바랜 듯 피는 꽃잎보다 꽃잎이 모여 진한 꽃분홍색 꽃봉오리가 얼룩덜룩한 굵직한 가지에서 더 눈에 띈다.
봄부터 여름까지 모과나무인 줄 모르고 지나치다가 점점 개울가에 투박한 못난이 돌처럼 커지는 열매를 보며 모과가 있었구나한다.
내가 주로 다니는 골목길에는 감나무만큼 모과나무가 많이 있었다는 걸 이제 알았다. 나무가 감나무만큼 크고 높아서 있는 줄을 몰랐다.
모과나무야말로 담장을 넘어 가지를 뻗어 길 위로 반쯤은 나와 있다. 모과나무를 보며 가을답다는 생각을 한다. 노랗게 익으면 또 얼마나 향기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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