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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자서전

나래가막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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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가막사리

 

북한산 둘레길 우이령 고갯길을 내려오다 보면 들국화처럼 반기는 꽃이 있다. 노란 꽃을 보며 떠올린 꽃은 삼잎국화였다. 우이령 고갯길에 나래가막사리는 내 눈높이에서 눈 맞춤을 할 수 있는 꽃이다. 키가 제법 큰 나래가막사리는 내 키보다 한 뼘 더 큰 꽃도 있다.

 

무더기로 모여있어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사람 눈길을 잡아끄는 꽃이 나래가막사리다. 뒤로 젖혀진 꽃잎에 반지 구슬을 모아놓은 듯한 꽃술은 알알이 영근 사랑이란 꽃말이 절로 생각나는 모습이다.

 

연한 순은 나물로도 먹는다는데 무리 진 모습을 보니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라 먹거리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 모양이다. 북아메리카 귀화식물로 씨앗에 날개가 달려 있다. 번식력이 뛰어나 생태계 교란종이란 말이 실감 나게 추석 무렵 북한산 둘레길엔 나래가막살이로 초록으로 어두웠을 내리막길이 환하다.

 

삼잎국화와 다른 점은 몸통 줄기가 화살나무처럼 얇은 날개를 붙여 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잎 가장자리에 쓸리기라도 하는 날엔 톱니 같은 잎에 긁힌 자국이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큰 키에 꼿꼿하게 우뚝 선 모습도 삼잎국화는 다르다.

 

줄기 끝으로 가며 줄기와 잎 사이 겨드랑이에서 꽃줄기를 올리며 노란 꽃이 핀다. 북한산 둘레길에 나래가막사리는 일조권 때문인지 잎만 무성한 곳이 있고 이제 막 꽃봉오리가 맺힌 곳과 좀 떨어진 곳에서는 나래가막사리가 노랗게 피어 있었다.

 

10월쯤에 우이령 고갯길을 걷는다면 맺혔던 씨방이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꽃이 핀 것을 보고 한해살이를 더듬는 습관 때문인지 씨방은 여간 벼르지 않으면 보기가 쉽지 않다. 그곳을 지나더라도 그냥 잊고 지나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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