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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풀
주말농장, 벼가 누렇게 익어 가는 물이 가득 찬 논에 개구리밥 위로 연보라색 꽃이 예뻐 이름을 찾아보니 사마귀풀꽃이었다. 꽃 이름을 불러보며 곤충 사마귀가 떠올랐다. 꼭 닮았구나했다.
사마귀풀이 궁금해 찾아보니 사마귀풀을 짓이겨 즙을 내어 바르면 사마귀가 제거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말은 짧은 사랑이다. 하루 동안만 꽃을 피우는 일일화(一日花)라서 붙여진 꽃말이란다.
개구리밥이 가득 찬 논에서 벼 사이로 어룽어룽 비치는 햇빛에도 환하던 사마귀풀 꽃이 생각났다. 갈 때마다 만났던 그 예뻤던 꽃은 다른 꽃이었다. 논둑을 타고 오르며 폈던 그 꽃들을 사랑할 시간은 아주 짧다.
물속에서 부레옥잠처럼 떠서 피는 물달개비와는 달리 사마귀풀은 논둑에도 있었다. 물속에 있던 꽃보다 크기는 조금 더 작았다. 물속에 있던 사마귀풀꽃과는 혹시 다른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다. 풀꽃들은 그랬다. 꽃 모양은 같은데 줄기가 다르거나 잎이 달라 다른 꽃이었다.
물이 찬 논과 논둑을 걷다 보면 들꽃들을 조금씩 알아가듯 사마귀풀꽃도 제대로 구분할 때가 올 것이다. 사마귀풀과 물달개비를 본 뒤로 논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혹시 내가 알지 못하는 꽃들을 만나지 않을까 싶어서다. 벼가 익어 가는 논에서는 또 어떤 꽃이 폈다가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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