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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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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에 무성한 풀이 갈대라는 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알았다. 갈대의 순정에 그 갈대가 우리 고향에 그렇게 많았는데.

 

우이천은 우이동에서부터 시작한다. 위쪽으로 갈수록 물 흐르는 곳에 그 물이 안 보일 정도로 갈대가 풀밭처럼 우거져 있다.

 

소꼴처럼 여리던 잎이 마디가 생기며 우이천을 꽉 채우고 있던 갈대는 장마가 지기 시작하면 그 장마 비에 쓸려 곤욕을 치르고는 한다.

 

그렇게 몇 고비를 넘기다가 일어선 갈대는 꽃을 피우는데 갈대는 가을보다는 겨울에 솜사탕처럼 부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흑설탕을 기계에 돌린다면 한 겨울 우이천에 갈대 같지는 않을지. 막대 끝에 솜사탕 같은 모습으로 우이천을 꽉 채우고 있는 갈대.

 

쌀쌀맞은 억새와는 달리 갈대는 푸근하다. 갈대꽃을 모아 이불 속에 넣으면 목화솜만큼이나 따뜻할 것 같다. 어쩌면 더 가벼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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