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19) 썸네일형 리스트형 옥수수꽃 밭 둘레에서 길게 자란 옥수수는 장대 끝에서 수꽃이 피고 겨드랑이에서 암꽃이 피면서 여름이 시작된다. 아주 더운 여름으로 접어든다. 주말농장에서 쑥쑥 하늘을 찌를 듯이 크는 옥수수를 보며 툇마루에 앉아 호호 불며 먹던 찰옥수수를 생각한다. 뜨거울 때 먹어야 더 맛있다. 커다란 들통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를 꺼내 주시며 엄마가 그러셨다. 뜨거울 때 얼른 먹으라고. 손으로 집기도 힘들만큼 뜨거웠던 옥수수. 옥수수는 덜 여문 것도 너무 여물어 딱딱한 것도 맛이 덜하다. 적당히 익어 통통하면서도 윤이 반짝반짝 나는 짭조름한 옥수수가 더 맛있다. 우리 엄마는 슈가 대신 소금을 넣고 옥수수를 찌셨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옥수수는 짭짤하면서도 달았다. 짠맛이 옥수수를 단맛을 끌어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옥.. 대상화 대상화가 서리 내리기를 기다리는 꽃이란다. 꽃분홍색 꽃이 떨어지고 나면 아이들 머리 방울 같은 씨방이 열린다. 그 보송보송한 씨방에 서리가 내려앉은 모습을 상상해 본다. 어느 해인가 사진을 찍고 꽃 이름을 검색해 린 적이 있었다. 그 이름을 까맣게 잊고는 알았는데 알았었는데 하며 생각만 더듬었다. 그렇게 이름 찾기를 미루다가 정말 우연히 꽃말을 따라가다 대상화를 보게 됐다. 환한 꽃이 예뻐 꽃 이름을 찾아 올려야지 하면서도 계속 다음으로 미루다 꽃이 다지고 난 겨울 이제야 이름표를 달아 대상화를 올린다. 사진을 보면서 주말농장에 환하게 폈던 대상화를 그리워하고 있다. 대상화는 추명국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사람으로 말하면 아명과 호적에 올리는 이름쯤 되는 것일까. 아니면 선비들처럼 이름과 호? 서리 내리기.. 나비 와 꽃 끈끈이대나물꽃에 나비가 반갑다. 꽃이 없는 겨울, 사진 속에 꽃이 위로가 된다. 꽃분홍 끈끈이대나물꽃에 배추흰나비가 참 예쁘다. 겨울에 봐서 그런 건지. 파란 세상이 딴 세상 같다. 금계국을 보니 따뜻하다. 뜨거운 여름 우이천에서 모여 피던 금계국은 뜨거웠다. 늦봄부터 피는 꽃이 여름에 절정이다. 금계국이 모여서 필때면 정말 금을 모아놓은 것 처럼 반짝반짝한다. 색깔 때문인지 달콤한 향기 때문인지 나비가 참 많이 날아든다. 우리나라 미나리나 쑥처럼 고수도 향기나는 채소다. 주말농장에 고수꽃이 피기 시작하면 정말 꽃인지 나비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고수꽃이 나비 같다. 배추흰나비가 꽃보다 많이 날아다닌다. 고수꽃이 한창 필때는 나비가 넋을 잃고 앉아 있다. 옆에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무심하다. 구절.. 안개꽃 내가 좋아했던 겹 안개꽃과는 다른 하얀 꽃이 어느 댁 텃밭을 꽉 채우고 피어있었다. 정말 안개 낀 것처럼 몽환적으로 폈던 꽃이다. 지나다닐 때마다 꿈을 꾸듯 밭에 앉아 사진을 찍고 꽃을 한참을 바라보다 서둘러 자리를 뜨고는 했었다. 하얀 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그 꽃 이름이 궁금해 어느 날 문 앞에 계신 텃밭을 가꾸시는 그분께 여쭸더니 안개꽃이라고 하셨다. 화원에서 팔던 안개꽃과 다르다. 화원에 있던 안개꽃은 겹겹이 겹쳐 실타래 같은 안개가 낀 것 같은 꽃이라면 텃밭에 가득 폈던 안개꽃은 홑꽃으로 청초했다. 시냇물처럼 맑았다. 옛날에는 꽃다발을 만들 때 늘 안개꽃을 섞어 만들었다. 어느 꽃이든 잘 어울렸던 안개꽃이었다. 안개가 머리카락에 송글송글 맺히듯 다른 꽃들에게도 그랬다. 방울방울 맺힌 하얀 꽃이라..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