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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곤충앨범

나비 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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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이대나물꽃에 나비가 반갑다.  꽃이 없는 겨울, 사진 속에 꽃이 위로가 된다.  꽃분홍 끈끈이대나물꽃에 배추흰나비가 참 예쁘다.  겨울에 봐서 그런 건지.  파란 세상이  딴 세상 같다.

 

 

금계국을 보니 따뜻하다.  뜨거운 여름 우이천에서 모여 피던 금계국은 뜨거웠다.  늦봄부터 피는 꽃이 여름에 절정이다.  금계국이 모여서 필때면 정말 금을 모아놓은 것 처럼 반짝반짝한다.  색깔 때문인지 달콤한 향기 때문인지 나비가 참 많이 날아든다.

 

 

우리나라 미나리나 쑥처럼 고수도 향기나는 채소다.   주말농장에 고수꽃이 피기 시작하면 정말 꽃인지 나비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고수꽃이 나비 같다.  배추흰나비가 꽃보다 많이 날아다닌다.   고수꽃이 한창 필때는 나비가 넋을 잃고 앉아 있다.  옆에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무심하다.

 

 

구절초 꽃에 꽃 같은 나비가 앉아 있다.  외래종 나비가 어떻게 생겼을까.  나비가 아니라고도 하고 어디 먼 나라에서 배를 타고 왔다고도 한다.  구절초 꽃향기 만큼이나 매혹적인 나비의 일대기다.  정착을 잘 한 걸까.  못 한 걸까.  못내 궁금하다.

 

 

금송화만큼 특이한 향기가 나는 꽃은 드물 것이다.  쑥냄새보다 짙은 그 향기를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다.  소복한 잎에서 꽃이 서리내릴때까지 피는데 뿌리에서 잘린 금송화를 물에 꽂아 놓아도 꽃이 오래 간다.  향기 알레기가 없다면 입구가 넓은 꽃병에 꽂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비짜루국화가 맞는 모양이다.  난 지금까지 빗자루국화라고 불렀다.  꽃이 피기 전 들판에 길게 휘청대는 빗자루 국화를 볼때면 딱 빗자루를 엮어 만들기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축축 늘어지는 줄기를 모아 마당을 쓸면 모래가 다 쓸려가고 잘 다져진 맨들맨들한 찰진 흙만 남을 것 같다.  가을이면 축축 늘어진 비짜루국화에서 크고 작은 나비들이 쌍쌍이 춤을 춘다.

 

 

라벤더가 길가 화단에 있는 것은 처음 본다.  걷는 사람은 드물고 차만 다니는 사거리에서 라벤더가 피고 있었다.  라벤더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만은 아니다.  늦가을. 나비가 그 어디때보다 분주하다.  가을 막바지 꽃이라는 걸 아는 걸까.

 

 

국화꽃이 필때면 날이 추워서 그럴까.  작고 야무진 나비만 날아다닌다.  국화는 꽃도 예쁘지만 국화꽃 맑은 향기와 쌈싸롬할 것 같은 꽃술에 꿀단지가 벌들을 모은다.  마음이 맑아지는 좋은 꽃은 나비나 사람이나 다 좋은 모양이다.

 

 

도깨비풀꽃은 피는 건지 지는 건지 구분이 안 될 만큼 모호하게 핀다.  뾰족뾰족 바늘 침이 생길때까지 새끼 손톱만한 꽃에 딱 그만한 나비들이 날아든다.  그 작은 꽃술에도 꿀이 있는 건지.  나는 잡지 못한 향기에 끌리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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