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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꽃창포 이제야 이름을 제대로 알았다. 창포 꽃이라고 불러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5월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그 창포 꽃은 본 적이 없어서다. 우리 동네에 웅덩이나 저수지 물이 흘러가던 수로 근처에 있었던 창포는 굵직하고 윤기 나는 잎이 다른 풀과는 달리 무더기로 쭉쭉 낫으로 베기 좋게 모여 있었다. 착각했다고 생각했었다. 꽃을 못 본 건 꽃피는 시기에 방학이었거나 그곳을 가지 않은 것이라고. 아니면 그때는 5월 단옷날 머리를 감기위해 다 잘라서 없었나보다고. 창포 꽃을 검색하니 내가 찾고 있는 창포 꽃은 진자주색은 꽃창포, 노란색은 노랑꽃창포였다. 우리 고향에 있던 창포는 꽃이 폈어도 못 봤을 수도 있겠다. 연두색 소시지가 있었다면 창포 꽃 같지는 않았을까 싶은 그런 소시지처럼 꽃이 핀다. 물가에..
큰까치수염 주번이 교실 칠판 지우개를 털면서 선생님 책상이나 교탁에 꽃 당번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때 꽃병에 꽂기 좋은 꽃 중에 하나가 큰까치수염꽃이었다. 늦은 봄부터 늦여름까지 들이나 산에서 폈던 큰까치수염꽃을 꺾어서 교탁에 있던 꽃병에 꽂고 선생님 책상 위에 있던 꽃병에 꽂았었다. 조팝나무꽃과 함께 꽃대가 튼튼했던 큰까치수염꽃이 인기가 많았다. 산과 들에서 피는 꽃들을 색색이 섞어 꺾지 않아도 큰까치수염꽃 몇 송이만으로도 교실이 환했다. 구부러지면서 피는 꽃이 강아지꼬리 같다고해서 개꼬리풀, 꽃꼬리풀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까치의 흰 목덜미를 닮았다고 해서 큰까치수염. 빼어날 수에 이삭 영자를 써서 큰까치수영이라고도 불린다. 꽃봉오리가 계속 맺히면서, 계속 꽃이 핀다. 꽃봉오리가 맺히는 모습이 동글동글 곡식 이삭 ..
컴프리 키가 내 허리까지 올 정도로 자라면 종처럼 생긴 꽃이 핀다. 쪼그려 앉아 위를 올려다보면 꽃술을 볼 수 있다. 아주 낮게 앉아야 한다. 컴프리를 보면 담배가 생각난다. 우리 동네는 담배를 많이 심었는데 키가 내 키보다 더 컸던 담배 대궁에서도 하늘을 보며 제 덩치에 비하면 작은 분홍색 꽃이 폈었다. 컴프리 잎 표면이 담배 잎을 닮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꽃 색깔이 닮아 그랬는지. 분위기가 비슷해 그랬는지 발바닥공원에 핀 컴프리를 볼 때면 늘 밭을 가득 채우고 있던 담배가 떠올랐다. 컴프리 잎을 따 본적이 없어 담배 잎처럼 끈끈한 액체가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컴프리 꽃에는 나비보다 벌이 더 많이 날아와 제 집처럼 꽃 속으로 쏙 들어간다. 벌들이 컴프리 주변에서 늘 분주하다. 컴프리 꽃이 필 때는 장마철이다...
현호색 조선현호색 염주괴불주머니 자주괴불주머니 자주괴불주머니 염주괴불주머니 조선현호색 현호색 니꼴 괴불주머니가 맞는 것 같다. 아니 현호색이 괴불주머니다. 현호색 만큼 알기 힘든 꽃도 드물 것이다. 아직도 확신이 없지만 함께 보고 싶은 욕심이 앞서 올린다. 같은 꽃 다른 느낌? 아니 다른 꽃 같은 느낌일까? 자세히 보면 꽃 모양 잎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비슷하면서 다르고 다른 것 같으면서 같은? 분위기가 같으니 미심쩍지만 통칭하기로 한다. 사진 속의 꽃들은 현호색이다. 꽃 색깔이 오묘해서 이름이 현호색이라고. 보물주머니라고 해서 괴불주머니일까. 꽃잎 끝은 색깔이 진하다. 꿀이 잔뜩 들었다는 꽃자루 쪽으로 갈수록 엷어지는 색깔이 수채화를 그리던 붓을 물통에 넣고 빨 때 물감이 퍼지는 그 느낌이다. 북한산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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