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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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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은 절정이다. 겨울옷을 벗고 꽃길을 따라 걸으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꽃소식을 전한다. 꽃이 지고 버찌가 까맣게 익기 시작하면 입술이 새까맣도록 버찌를 따 먹기도 했다. 단풍도 참 고아 걷기에 이만한 길이 드물다.
종지나물 제비꽃이 활짝 피고나면 피기 시작한 꽃은 여름까지 핀다. 이른 봄 들판이나 산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제비꽃과는 달리 주로 화단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사람이 키운 꽃이다. 처음 봤을 때는 세월 따라 제비꽃 돌연변이쯤으로 생각했다. 화단에 들어앉은 꽃은 갓 시집 온 새댁들이 속삭이는 듯하다. 둥근 넓적한 잎이 땅을 덮어 잡초가 드물다. 제 세상이다.
앵두 앵두 같은 입술이라는 말이 있다. 얼마나 예쁘면 앵두에 비유했을까. 길게 쭉 뻗은 가지에서 꽃이 핀다. 꽃자리가 다닥다닥 빈틈이라곤 없다. 그 때문일까. 파란 앵두가 하얗다가 익기 시작하면 붉은 보석을 뀐듯하다.
산철쭉 산철쭉은 철쭉과 달리 키가 크고 색이 연하다. 진달래가 지기 시작하면 잎이 나며 꽃이 핀다. 진달래는 먹는 꽃인 반면 산철쭉은 독성이 있다. 시골 아이들이라면 철쭉을 따 먹는 일은 없다. 색깔이 곱고 꽃잎이 얇고 송이가 뭉쳐 피는 진달래와는 달리 꽃잎이 도톰하고 조금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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