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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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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쫒던 어린 시절~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 속으로 웅얼대는 노래다. 그 시절 친구들은 진달래를 보면 그러지 않을까. 그때는 그랬다. 진달래를 따먹다 다람쥐도 쫒고. 진달래꽃이 가득 폈던 산은 무서울 정도로 예뻤다. 왜 그때는 그 산에서 문둥이가 나온다고 했었는지.
제비꽃 반지꽃이란 말이 더 익숙하다. 꽃잎 뒤에 귓불처럼 늘어진 혹을 손톱으로 잘라내고 꽃줄기 끝을 끼워 손가락에 끼면 예쁜 꽃반지가 되었다. 친구들과 풀밭에 앉아 나눠끼곤 했다. 씨방이 영글면 톡 터져서 알알이 흩어져 멀리 못가서일까. 제비꽃이 핀 자리는 한해 두해 지나고 나면 꽃밭이 된다. 하늘이 키운 꽃, 그래서 그럴까.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영춘화 어느 댁 담장에 축축 늘어진 가지에 줄줄이 달아 놓은 듯 노랗게 피고 있다면 영춘화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보다 빨리 피는 듯하다. 영춘화가 피면 개나리는 꽃봉오리가 맺힌다. 영춘화는 개나리만큼 많지 않아 귀한 꽃이다. 둥글둥글 귀엽고 환한데 향기는 맡지 못했다.
돌나물 장독대에 줄줄이 늘어져있었던 돌나물이다. 봄이면 똑똑 끊어 물김치를 담으시곤 했다. 요즘은 초고추장을 뿌려 샐러드로 먹기도 한다. 돌나물은 봄이면 통통하게 여물어 먹거리로 세기 시작하면 노랗게 꽃이 피기 시작한다. 된서리가 쉬던 잎에 별이 앉으면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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