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꽃 자서전 (266)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리공 자리공은 연분홍 꽃도 화사하고 까만 열매도 반짝반짝 눈길은 끈다. 풀이라고하기에는 나무처럼 튼실한 가지에 구슬처럼 맺힌 꽃봉오리. 길게 늘어지며 피는 꽃이 바람을 마주잡고 춤을 추며 피는 것 같다. 독초란 말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지 나비에게도 노린재에게도 사랑방이다. 6월초, 꽃줄기 아래부터 피는 꽃은 꽃술에 초록색 씨방을 품고 있다. 초록색 열매가 검푸르게 익어 가면 꽃처럼 예뻐 따볼까 하다 멈칫한다. 오이꽃 오이꽃은 암꽃과 수꽃이 다르다. 오이꽃에는 벌레가 더 많다. 벌레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나면 암꽃에는 오이가 맺혀 자란다. 아침, 저녁이 다르게 쑥쑥 크는 오이는 눈 깜짝할 늙어 버린다. 노각이 되는 것이다. 새끼손가락 만하던 오이는 하루 이틀 만에 먹을 만하다. 어린 오이는 채를 썰어 고추 간장을 풀고 얼음을 띄워 오이 냉채로 먹기 좋고. 노각은 씨를 빼고 껍질을 벗겨 소금에 절였다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또 다른 별미다. 무꽃 바람 따라 흔들리는 무꽃에 나비와 벌이 날아들었다. 꽃인지 나비인지. 주말농장에 한참을 앉아 바라보았다. 학교를 오갈 때마다 뽑아 손톱으로 밀어 까먹었던 그 무. 김장을 담고 움에 묻어두었던 겨울 무에는 싹이 있었다. 그 싹이 난 무 위 부분을 잘라 물에 담가두면 싹이 자랐다. 한 겨울 안방 TV 위에서 꽃대를 올려 폈던 무꽃도 예뻤다. 패랭이꽃 화단에 피어 있는 패랭이꽃들이다. 들에 핀 패랭이와는 다르다. 다양한 패랭이꽃을 보며 추억 속에 빨간 패랭이꽃을 생각하곤 한다. 마디가 있었던 패랭이꽃은 줄기를 똑 끊으면 깔끔하게 꺾였었다. 꽃잎도 야물어 상처받지 않아 좋고 교탁 꽃병에도 잘 어울렸었다. 화단에 꽃들을 보며 요즘은 자생력이 있는 야생화가 있긴 있을까한다. 사람이 물을 주며 키워서 그런 건지 하우스에서 재배한 꽃처럼 여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랭이꽃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꽃이다. 산과 들에 철마다 피어나는 패랭이꽃들은 어느 곳에서나 한결 같았다. 늘 그때 그곳에 가면 늘 그 맘 때 또 그렇게 변함없이 폈다지곤 했다. 요즘도 그 빨간 패랭이꽃이 있으려나하고 눈여겨봐도 아직 보지 못했다. 흙이 수시로 파헤쳐지는 서울에는 패랭이가..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