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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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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 이름 때문인지 ‘비올라’ 꽃 이름을 부를 때마다 음악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다. 바이올린 소리 같은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비올라 꽃은 팬지꽃 반만 한 크기에 융단 같은 팬지꽃잎과는 달리 얇으면서 매끈하다. 잎과 붙은 듯 피는 팬지꽃과는 달리 꽃줄기가 길다. 팬지꽃은 중학교 때 학교 비닐하우스에 검은 포트에서 재배하던 꽃이었다.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팬지꽃과는 달리 비올라는 몇 년 전부터 눈에 띈다. 요즘은 팬지꽃보다 비올라가 더 많이 눈에 띈다. 키다리처럼 껑충하게 줄기에서 핀 비올라는 귀엽다. 눈이 큰 아이가 빤히 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랑스러운 꽃이 색깔도 다양하다. 색색의 비올라가 피어있는 화단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주차금지용 화분도 출입구에서 반기는 꽃도 대부분 비올라다. 꽃말이 궁..
뻐꾹나리 뻐꾹나리란 이름이 왜 붙었을까를 생각하다가 뻐꾸기를 검색해 봤다. 뻐꾸기 울음소리는 들었어도 새를 본 기억이 없어서다. 뻐꾸기를 검색하니 다음백과에 뻐꾸기를 보고 한눈에 깃털의 줄무늬가 꽃잎의 점점이 박힌 무늬와 꼭 닮았구나 한다. 뻐꾹나리를 우리 동네에서 본 적은 없다. 뻐꾹나리는 발바닥공원 환경교실 화단에서 핀 꽃이 특이해 관심을 갖게 됐다. 야생화를 사람이 돌봐서인지 몇 년 화단을 꽉 채우며 피던 꽃이 점점 줄더니 이젠 몇 송이 피지 않아 있을 텐데 하고 찾아야 꽃이 보인다. 꽃잎이 두툼하다. 향기는 기억나지 않는다. 꽃줄기가 퍼지면서 피는 꽃이 참 오래 핀다. 고구마 넝쿨처럼 화단을 채우면서 마디마다 꽃이 핀다. 뻐꾹나리 꽃은 보라색의 얼룩덜룩한 무늬가 특이한 꽃으로 사람 시선을 끈다. 뻐꾹나리는..
뱀풀 이른 새벽 물 한잔을 들고 산책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이다. 김천에 있는 깊은 산 속에 집터를 닦아 놓은 곳에 뱀풀이 터를 잡고 있었다. 넓은 터에 아침 이슬이 맺힌 뱀풀이 얼마나 새로웠는지. 학교를 가며 논두렁길을 걷고 나면 바짓가랑이가 다 젖고는 했었는데 그럴 만 했다. 그때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 요즘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그때는 젖은 바지가 빤 티도 안 나게 흙투성이가 되어버리는 신발이 마땅찮았었다. 그랬던 그 마땅찮은 일들은 이렇게 고왔던 아침 이슬 투정이었던 것이다. 절 보지 못하고 내 닿는 어린아이에게 보내는 관심이었을 텐데. 그 때 그 순간을 잘 보내지 못해 지금 이토록 소소한 풍경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뱀풀에 맺힌 이슬방울이 얼마나 예쁘던지. 들판에 흔해서 별다를 것 없이 그저 그랬던 뱀..
꽃양배추 백일홍이 빽빽하게 폈던 자리가 텅 비더니 꽃양배추가 야무지다. 커다란 화분에 꽃양배추를 본적이 있긴 하지만 영산홍 밑에 심어진 꽃양배추는 처음 본다. 길거리 커다란 화분에 꽃양배추가 한창 유행할 때가 있었다. 추운 겨울에도 본적이 있어 추위에 강한 줄은 알지만 눈이 자주 내려 괜찮을까 걱정 했었다. 눈을 이고 있는 모습이 맑고 투명하다. 동상 걸린 꽃양배추가 배추 삶아 놓은 듯 물이 빠져죽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꽃양배추가 상추 키 크듯 자랐다. 꽃이 피기 전 상추대궁 같다. 혹시 꽃양배추 꽃을 볼 수 있을까. 백일홍 뽑듯 뽑지 않고 봄까지 화단에 남아있다면 꽃양배추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꽃이 없는 겨울, 꽃양배추는 꽃대신이다. 손바닥만 한 꽃양배추가 꽃처럼 환하다. 특별히 달라질 것 같지 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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