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130) 썸네일형 리스트형 금꿩의 다리 금꿩의 다리 금꿩의 다리 꽃말은 키다리 인형, 헌신, 대담함이다. 보라색 꽃받침이 꽃처럼 예쁘다. 꽃과 꽃밥이 노란색이라서 줄기가 꿩의 다리를 닮았다고 해서 금꿩의 다리다. 금꿩의 다리 꽃을 처음 본 건 북한산 둘레길을 오르기 전 어느 댁 앞마당에서다. 내 키보다 더 큰 긴 줄기에 하늘거리는 꽃에 날아든 곰 같은 벌이 신기하기도 했다. 꽃이 많은 그 댁 앞마당은 햇빛이 잘 들고 통풍 잘 되는 곳이었다. 앉아서 해바라기하며 꽃을 보기 딱 좋은 곳이었다. 그곳에 피어있던 금꿩의 다리 꽃은 이름을 몰라서 그랬을까.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꽃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는 꽃줄기에 여리게 핀 꽃송이에 쉴새 없이 날아다니는 벌 때문에 늘 보던 꽃들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야생화라는데 마당 한 귀퉁이에 만.. 쑥 얼음이 풀리기 시작하는 이른 봄, 새끼손가락 한마디 크기만 한 쑥을 뜯어 쑥버무리를 쪄먹으면서 봄이 시작됐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해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쑥개떡을 먹기 시작하면 노곤한 봄이었다. 약쑥은 오월단오 쑥이 좋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다. 오월단오 쑥을 말려 처마밑에 걸어두셨다가 가마솥에 푹푹 삶아 시커먼 쑥물로 목욕을 시켜주시곤 하셨다. 몸을 따뜻하고 개운하게 해주는 우리 집 상비약이었다. 그 때문인지 꽃같지 않은 꽃이 폈다 진 말라붙은 다 쌘 쑥에서 나는 쌈싸롬한 쑥냄새까지 좋다. 눈 속에 말라 붙은 저 쑥대를 잘라 모아두었다가 한여름에 모깃불로 태워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 여름 어스름한 저녁때면 평상에 앉아 모깃불을 태우곤 했었는데 마당을 꽉 채웠던 연기 속에선 쑥냄새가 났다. 그 맘때면.. 동백꽃 제주도 동백꽃이다.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기다림’, ‘애타는 사랑’ 동백꽃의 꽃말이다. 지금부터 삼십여 년 전. 그때 처음 동백꽃을 봤다. 부산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새벽 미사 후 바다가 보이는 산책길을 걸으면서 본 똑똑 송이째 떨어져 있던 붉은 동백꽃은 신비로웠다. 성탄 휴가를 수녀원에서 보내면서 새벽 미사 때 수녀님들의 아름다운 성가는 정갈한 산책로에 떨어져 있던 솔방울까지 몽환적이었다. 지금까지도 깨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꿈 같다. 그건 그때 본 동백꽃 때문이지 싶다. 12월에 붉게 핀 동백꽃과 누군가 꽃송이를 따 놓기라도 한 듯 떨어져 있던 동백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지금도 여전할까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추신: 2025년 3월 말에 현무암으로 가득찬 울릉도에 피어있던 홑겹 동백꽃이다. 구.. 작두콩 “재크와 콩나무가 떠올랐어요.” 작두콩을 키우며 끝도 없이 장대를 타고 올라가다가 아래로 늘어지는 작두콩 줄기를 보며 동화 속에 콩나무가 떠오른다고 키 큰 사람보다 더 큰 작두콩을 가리키셨다. 바둑판처럼 나눠진 한 귀퉁이에 작두콩이 있었다. 작두콩 꽃은 이미 지고 없어 볼 것 없는 줄기를 그냥 지나쳤는데 그분 말씀을 듣고 작두콩 꼬투리를 찍으면서 하늘을 보았다. 아주 긴 지지대가 있었다면 늘어져 내린 작두콩 줄기가 하늘을 찌를 수도 있겠다. 작두콩은 아주 오래전 친구 집에서 본 기억이 있다. 그때 기억으론 밤톨만큼 컸던 콩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떨어져 내린 토종밤이 딱 그만했었다. 나이 떡을 먹는 날이라고 친구 집에서는 송편을 만들었다. 그때 송편 속을 작두콩을 삶아 속을 파서 밤 속을 넣듯 넣으셨다. .. 이전 1 ··· 3 4 5 6 7 8 9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