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126) 썸네일형 리스트형 골담초 ‘골담초’ 뼈를 책임진다는 풀이라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그 골담초 이름을 자꾸 잊어버린다. 내게는 정말 입에 붙지 않는 이름이다. 개명한 친구의 낯선 이름 같은 꽃 이름이다. 골담초 열매? 씨를 찍은 사진이 없어 찍으려고 해도 늘 지나다녔던 그곳에 골담초를 뿌리째 캐갔는지 지금은 그곳에 골담초가 없다. 뭔가 미완성된 사진 같아 망설였다. 입에 붙지 않는 골담초란 이름과는 달리 꽃은 잊혀지지 않았다. 문득 떠오르는 꽃이다. 길옆 텃밭 가장자리에 울타리처럼 늘어지며 피던 골담초가 인상적이었다. 늘어지는 가지에 돋친 가시 때문에 혹여 풀어놓은 개나 염소가 텃밭으로 들어갈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가시 돋친 가지가 늘어지기 시작하면 나무에는 빈틈이 없다. 처음 골담초 꽃을 보고는 아카시아 꽃 같기도 하고 .. 주름잎 꽃말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때문이었을까. 묘하게 눈길을 끌던 꽃이다. 또 그만큼 이름을 알지 못해 안달을 했던 꽃이기도 하다. 주름잎은 틈을 파고드는 모양이다. 반그늘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꽃이 아주 작다. 경계석 주변이 환해서 보면 주름잎 꽃이 피어있다. 누군가 내 얼굴을 보며 주름잎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잎에 주름살이 지는 것이 특징이라 주름잎이라고. 사진 속에 주름잎을 유심히 본다. 엷은 줄이 팔자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는 그 얼굴 같기도 하다. 팽팽하던 얼굴이 밑으로 늘어지며 생긴 주름살이 탄력 없이 늘어지는 고무줄 같다고 할까. 주름잎은 잎에 비해 줄기를 올리며 피는 꽃이 정말 작다. 나태주님의 시 풀꽃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작아서 예쁘고 깊이 숙여야 보이는 그런 풀꽃. 한번 시선을 잡히면.. 제라늄 ‘당신의 생각이 나를 떠나지 않습니다.’ 꽃말이 친구의 정이라고 한다. 요 며칠 제라늄 생각만 했다. 다른 꽃인지 같은 꽃인지. 검색을 하다 보니 모두 제라늄이라고 부른다. 앞머리만 무슨 제라늄, 무슨무슨 제라늄. 이런 식으로 부르고 있었다. 제라늄은 줄기 꺾꽂이로 번식을 한다고 했다. 꽃 도둑이 훔쳐가기가 수월하겠다. 줄기하나를 뚝 꺾어 뿌리를 내리면 되는 것이다. 잎을 문지르거나 으깨면 박하향이나 과일향, 프로랄향, 스파이스향 등의 향기가 난다고 한다. 주로 향수, 비누, 연고제 가루치약, 가루약 등을 만드는데 제라늄 기름이 쓰인다고. 내가 본 제라늄은 사계절 꽃을 볼 수 있었다. 화분에 심었던 제라늄을 실내에 들여놓으면 겨울에도 꽃이 핀다. 미장원이나 카페에 예쁜 꽃이 있어 자세히 보면 거의 대부분.. 우단동자 비단 옷을 입은 소년 같다고 해서 갖게 된 이름이 우단동자라고 한다. 우단동자 잎의 솜털이 은회색의 벨벳 같은 느낌이다. 뽀송한 모직을 닮았다고 해서 플란넬초라고도 한다. 가을에 씨를 뿌리면 그 다음해 봄부터 꽃을 볼 수 있다. 햇빛이 잘 들고 통풍과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볼 수 있는 우단동자는 초등학교 입학식 날 새 가방을 맨 아이들 같다. 어느 댁 안마당에 무리지어 피어있던 우단동자꽃이다. 잘 차려입은 꼬까옷을 입은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 같은 밝은 모습으로 마음이 환해진다. 우단동자꽃은 경쾌하고 밝고 명랑하다. 우단동자꽃을 찍은 그 댁 안마당은 걸림이 없이 환하고 막힌 데가 없는 곳이었다. 우단동자가 피어있던 화단은 마당보다 약간 높은 곳이었다. 주변에 건물이 없어 한적한 시골풍경이다. 우단동자꽃..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