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홍화가 누렇게 씨방이 맺혔던 걸 보면 염색을 위해 홍화를 심었던 것이 아니라 농사지으신 분 말씀처럼 홍화씨로 차를 마시기 위해 심으셨던 것이다.
오래된 기와집 앞에는 옛날에는 마당으로 쓰였을 법한 곳에 텃밭이 있는데 그곳에는 매해 아욱 상추 쑥갓들이 세서 텃밭이 꽉 차게 꽃이 피고는 한다.
어느 해에는 그곳 밭 한 귀퉁이에 안개꽃이 하얗게 피더니 그 옆으로 홍화 꽃이 샛노랗게 폈었다. 처음 본 꽃이라 밭에 들어가 꽃을 자세히 보고는 했다.
엉겅퀴 같은 꽃이 노랗더니 붉게 변했다. 억센 가시가 돋친 잎을 만졌다가는 상처를 입을 것 같아 보기만 했었다. 지나갈 때마다 꽃 이름이 궁금했는데.
담배를 피우고 계시는 텃밭 주인에게 물어보니 홍화라고. 몸에 좋아 차로 마신다는 그 홍화가 맞나 싶어 몇 번을 여쭤봤었다. 결명자 키다리 옆에서 피던 홍화.
이 댁에선 차 주전자에 결명자차와 홍화차로 훈기가 더해 지겠구나한다. 홍화 꽃잎은 염료로 쓰인다고 한다. 붉게 마른 꽃잎은 참 예쁜 빨강색 염료가 될 것 같다.
여자의 붉은 입술을 더욱 붉게 물들이는 연지 재료로 홍화 꽃잎이 쓰인다고 한다. 분꽃 씨를 갈아 분칠한 뽀얀 얼굴에 홍화 꽃잎으로 만든 연지를 바른 붉은 입술, 참 고왔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