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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꽃 벤자민 버튼

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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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다. 교실 벽에 붙어 있던 화단에 내 키보다 더 큰 칸나가 아주 빨갛게 폈었다.

 

 

칸나도 가을걷이를 했다. 토란 뿌리 같았던 칸나 뿌리를 캐서 보관했다가 이른 봄에 수위아저씨가 화단에 심는 걸 본 적이 있다.

 

 

동네에는 없었던 칸나가 학교운동장에서 조회를 할 때면 화단에서 태양보다 더 붉게 타오르다 졸도할 것처럼 뜨거워졌다.

 

 

빨간 칸나를 마주보던 학교운동장에선 교장선생님의 아주 긴 훈화를 듣다 한두 명은 꼭 쓰러져 양호실로 실려 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칸나가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 주말농장에서 눈에 띈다. 옛날처럼 춥지 않은 것인지 개량종인지 뿌리 캐는 걸 보지 못했다.

 

 

꽃잎은 새부리처럼 더 뾰족해진 것 같고. 키는 많이 작다. 아직도 여전한 것은 옆으로 줄서기를 좋아하고 도톰하고 넙적한 잎이 반질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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