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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결명자는 먼저 차로 만난다. 난로 위에 커다란 주전자에 보리차와 함께 번갈아 끓던 차가 결명자차다. 색깔도 예쁘고 향기도 좋다.
보리차에 옥수수를 썩어 끓이는 차는 막차 같은 흔한 느낌이 들지만 결명자차가 끓을 때는 눈에 좋다는 이유때문인지 고급스러웠다.
각이 진 결명자는 넣는 양에 따라 결명자차가 황금색이었다가 황갈색으로 진해지면서 맛도 쌉쌀하게 혀끝에서 맴돌았다.
주말농장에 녹두 꼬투리보다 긴 결명자가 축축 늘어져 있었다. 내가 보는 날만 그랬는지 노란 꽃이 못난이 삼형제를 닮았다.
예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미운 구석은 없는 골이 잔뜩 난 못난이 인형이다. 시기를 못 맞춘 탓인지 노란 결명자 꽃을 제대로 찍지를 못했다.
이른 아침에 본 결명자 잎은 잠을 털지 못한 탓인지 바짝 오므리고 있었다. 저녁때가 되면 잎을 부채를 접듯 오므리는 자귀나무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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